법장 스님 48願 감동적 서술
극락세계는 불자라면 누구나 할 것 없이 모두가 가보고 싶어하는 곳입니다. 더구나 그 극락세계를 건설하게 된 원인과 그곳에 가는 방법을 설한 경전이 있다면 꼭 읽어보고 싶어 할 겁니다. <무량수경>이 바로 그러한 경전입니다.
<무량수경>의 범어는 슈카바티뷰하(Sukhavati-vyuha)인데 <아미타경>과 범본의 경명(經名)이 똑같기 때문에 <아미타경>을 “소경(小經)”이라 부르고 <무량수경>을 “대경(大經)”이라고 하며, 때로는 <대무량수경> 혹은 2권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하여 <쌍권경(雙卷經)>이라고도 부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무량수경>은 여러 종류의 범본과 티베트 번역본 및 5종류나 되는 한역본이 현존하고 있습니다. 특히 범본은 19세기에 들어와서 네팔 주재의 영국 공사에 의해 발견된 것으로서 14, 5세기 무렵의 필사본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티베트 번역본은 이보다 휠씬 앞선 8세기 경에 이루어진 것입니다. 또한 5종류의 한역본 중에서는 강승개(康僧鎧)가 번역한 <무량수경>이 가장 널리 유포되고 있습니다.
중국과 우리나라 그리고 일본의 정토사상은 <관무량수경>을 비롯하여 ‘정토삼부경’이 중심을 이루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무량수경>이 구심점을 이루고 있다고 하여도 지나친 말이 아닙니다.
<무량수경>의 구성은 전체가 4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제1장은 아미타불이 극락정토를 건설하게 된 원인과 그 과보를 설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과거세에 세자왕여래(世自王如來)가 주석하고 있을 때, 그 나라의 국왕이 출가하여 법장(法藏)비구가 되었는데 그는 이상적인 극락세계를 건설하겠다는 원력을 세우게 됩니다.
구체적으로는 48대원이라 부르는 서원인데 법장비구는 서원하기를, 만약 48대원이 성취되지 않으면 결코 성불하지를 않겠다고 서원하고 바라밀행을 닦아 가는 내용입니다.
그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이 제18 십념왕생원(十念往生願)인데 이때 십념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하는 문제, 즉 숫자상으로 열 번의 염불을 말하느냐? 아니면 관념(觀念)의 십념상속(十念相續)을 말하느냐 하는 문제를 놓고 옛날부터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어느 쪽이든 아미타불을 염(念)해야 한다는 데는 이의가 없습니다.
제2장에서는 법장비구가 성불하여 아미타불이 되었다는 것과 그가 서원한 대로 서쪽으로 십만억 국토를 지나서 안락(安樂)이라는 정토를 건설하였다는 내용입니다. 여기서 그가 성불하였다는 것은 이미 48대원을 모두 성취하였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이 안락정토에는 아미타불을 위시하여 수많은 보살들이 함께 살고 있고 그 나라에 들어서면 칠보로 된 보배나무는 미풍이 불 때마다 미묘한 법음(法音)을 연주하고, 황금 궁전에는 연꽃들이 피어 만발하고 그 속은 팔공덕수(八功德水)로 가득 차있다고 묘사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극락정토를 모든 더러움을 떠난 청정한 곳이어야 함에도 탐욕을 상징하는 칠보니, 황금이니 하는 오욕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장소로 묘사하고 있는 것은 좀 모순이 아닌가 하는 느낌도 들지만 오히려 역설적 표현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제3장에서는 중생들이 극락세계에 왕생하는 원인과 그 과보를 설하고 있는데, 누구든지 아미타불을 믿고 그 이름만 부르면 곧바로 정토에 태어나게 된다는 것입니다. 선인과 악인, 현명한 이와 어리석은 이를 막론하고 누구나 할 것 없이 일심(一心)으로 염불 하면 임종 때에 아미타불이 그를 찾아 와 정토로 인도해간다고 설하고 있습니다.
또 극락에 태어나기를 원하는 이를 자신의 근기와 수행에 따라 상배(上輩) 중배(中輩) 하배(下輩)로 나누고, 각각 염불을 중심으로 하는 여러 가지 수행방법과 왕생할 수 있는 방법을 타력신앙(他力信仰)을 바탕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제4장은 인과를 믿지 않는 이는 그 과보로 사후(死後)에 지옥에 떨어지고 또한 반신반의하는 사람들은 변지(邊地)에 태어나서 5백년이 지나야만 왕생할 수 있다고 설하는 내용입니다.
말하자면 전반은 서술적이고 시각적인 반면, 후반은 신앙적이고 관념적으로 서술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요컨대 <무량수경>은 아미타불이 과거세에 법장비구로 있었을 때 세운 48대원과 현세에 있어서의 정토사상이 조화를 이루면서 그 실천을 설명하는 경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