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불입니다
김용택
언젠가 부터
당신을 향해 타오르는 사랑의 불을
나는 물로 끌수 있을지 알았습니다
불길이 목울대를 넘나들 땐
한 방울의 물을 찾아
천지를 헤매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이 불길은 갈증을 넘어서 버렸습니다
어느덧
물로 끌 수 없는
큰 불길에 싸여 있는 내 가여운 영혼
한 방울의 물을 찾아
천지를 헤매고도 남을
이 영혼을 당신은 아시기나 한지요
아,
그냥 두지요
재가 되도록 타게 그냥 두지요
불은 타올라야 합니다
타오르는 불에
몇 방울의 물은 물이 아닙니다
그도 따라 뜨거운 불입니다
아,
당신을 향해 타오르는
이 불길로 내가 다 타겠습니다
내가 불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