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 복

행 복

나는 세계에서

제일

행복한 사나이다.

아내와 찻집을 경영해서

생활의 걱정이 없고

대학을 다녔으니

배움의 부족도 없고

시인이니

명예욕도 충분하고

이쁜 아내니

여자 생각도 없고

아이가 없으니

뒤를 걱정할 필요도 없고

집도 있으니

얼마나 편안한가.

막걸리를 좋아하는데

아내가 다 사주니

무슨 불평이 있겠는가.

더구나

하나님을 굳게 믿으니

이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분이

나의 빽이시니

무슨 불행이 온단 말인가!

푸른 것만이 아니다

푸른 것만이 아니다

저기 저렇게 맑고 푸른 하늘을

자꾸 보고 또 보고 보는데

푸른 것만이 아니다.

외로움에 가슴 조일 때

하염없이 잎이 떨어져 오고

들에 나가 팔을 벌리면

보일듯이 안 보일듯이 흐르는

한 떨기 구름

삼월 사월 그리고 오월의 신록

어디서 와서 달은 뜨는가

별은 밤마다 나를 보던가.

저기 저렇게 맑고 푸른 하늘을

자꾸 보고 또 보고 보는데

푸른 것만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