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파란 날

하늘이 파란 날

하늘이 파랗게 보이는

한적한 풀밭에 길게 누워

눈을 떴다 감았다 하며

하늘을 바라보는 일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요

눈뜨면

눈부시어요 당신 모습

저 하늘처럼 눈부시어

살며시 눈을 감고

햇살을 얼굴 가득 받을 때

꼭 당신의 얼굴이 내게로

환하게 포개져 와닿는 것 같아요

하늘이 파란 날

한적한 풀밭에 누워

눈떴다 감았다 보고 싶은 당신

당신 생각으로 두 눈을 꼭 감습니다

푸른 나무

푸른 나무

김용택

나도 너 같은 봄을 갖고 싶다

어둔 땅으로 뿌리를 뻗어내리며

어둔 하늘로는 하늘 깊이 별을 부른다 너는

나도 너의 새 이파리 같은 시를 쓰고 싶다

큰 몸과 수많은 가지와 이파리들이

세상의 어느 곳으로도 다 뻗어가

너를 이루며 완성되는 찬란하고 눈부신 봄

나도 너같이 푸르른 시인이 되어

가난한 우리나라 봄길을 나서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