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마겟돈은 미국 텍사스주만한 크기의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하는 것을 막기 위해 목숨을 거는 사람들의 얘기다.
영화 속에서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굴착 전문가들을 우주로 보내 소행성에 핵폭탄을 장치하고자 한다.
우주에서 폭파해 충돌을 피하자는 속셈이다.
그런데 이런 거대한 소행성이 실제로 지구로 다가온다면 어떨까?
2004년 12월 말 2029~2030년 경 지름 400m짜리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할 가능성이 1%라는 연구결과가 등장했다.
다행히 2005년 2월 말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우주의 평화적 이용위원회에서 2029년에는 비껴갈 확률이 높다는 발표가 있었지만, 대신 2035~2037년 사이 매년 한 번씩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왔다.
2004MN4라는 이름의 이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한다면 1945년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 5만 개가 한꺼번에 터지는 정도의 에너지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치 영화 딥임팩트에 나온 것처럼 수백m 높이의 해일이 일며 도시 몇 개를 한꺼번에 집어삼키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는 것.
하지만 아마겟돈의 과학자들처럼, 소행성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는 말자.
유럽우주기구(ESA)와 일본우주국(JAXA)에서는 2005년 12월경부터 소행성을 대비한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
잠실운동장 3배 크기의 우주선을 우주로 보내 소행성과 충돌시켜 궤도를 바꾼다는 이 작전의 이름은 돈키호테.
소설에 나오는, 풍차에 돌진하는 기사 돈키호테의 이름을 딴 것이다.
돈키호테가 과연 소행성을 제대로 맞출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단서는 다른 실험에 있다.
NASA는 2004년 말 우주선 딥임팩트를 발사해 2005년 7월 템펠1 혜성과 충돌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 실험의 목적은 혜성의 내부 구조를 확인하는 것이었지만, 덕분에 우주선으로 소행성을 파괴하거나 궤도를 바꾸는 일이 불가능하지만은 않다는 사실도 증명됐다.
돈키호테의 무모한 용기처럼, 우주선들이 소행성으로 제대로 돌진할 수 있길 바란다.
물론 2004MN4이 스스로 궤도를 바꿔 지구에 볼거리만 제공해준다면 더 좋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