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발 깃발을 뜯어먹으려고 가까이 다가갔다가 바람은 깃발한테 붙잡혔다 깃발은 손아귀로 바람을 움켜쥐었다가 폈다 하면서 또 못된 짓 할래, 안 할래 자꾸 묻는다 고등어 좌판대 위에 누운 생선들 중에 고등어 몸통이 제일 통통하다 침투하려고 했니? 표류하고 있었니? 그물에 걸린 잠수정같이…… 고등어, 너에게도 조국이 있었으리 관계 화들화들 꽃 피기 시작하는 저 살구나무와 나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나기는 […]
월별 글 보관함:2015년 10월
정현종 시모음
감격하세요 나무들을 열어놓는 새소리 풀잎들을 물들이는 새소리의 푸른 그림자 내 머릿속 유리창을 닦는 심장의 창문을 열어놓는 새소리의 저 푸른 통로 풀이여 푸른 빛이여 감격해본 지 얼마나 됐는지. 나는 별아저씨 나는 별아저씨 별아 나를 삼촌이라 불러다오 별아 나는 너의 삼촌 나는 별아저씨. 나는 바람남편 바람아 나를 서방이라고 불러다오 너와 나는 마음이 아주 잘 맞아 나는 바람남편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