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이 남극운석을 좋아하는 이유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남극운석탐사 연구 발표가 있었다.

한국해양연구원 부설 극지연구소와 서울대 지구과학교육과는 10월 29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추계지질과학연합학술발표회에서 대한민국 남극운석 탐사와 운석탐사 국제 동향을 주제로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진은 “2006년에서 2007년까지 우리나라 최초로 남극운석탐사를 시작해 현재까지 3번의 운석탐사로 총 29점의 남극운석을 수집했다”며 “25점은 콘드라이트에 속하며 나머지 4점은 분화운석이다”고 밝혔다.

운석은 우주를 떠돌던 암석이 지구 중력에 이끌려 떨어진 것이다.

운석은 크게 태양계가 만들어질 때 생긴 콘드라이트와 소행성 또는 행성의 활동으로 만들어진 분화운석으로 구분된다.

이 중 생성 후 변하지 않은 운석은 태양계 기원 물질과 생성 시기 등을, 변한 운석은 행성의 진화를 아는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

만약 토성에서 온 운석이라면 이를 분석해 토성에 생명체가 살 수 있는지를 알아낼 수도 있다.

이런 특성 때문에 과학자들은 운석을 태양계 생성과 변화, 행성의 진화 과정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연구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남극은 지구 표면에서 3%를 차지하지만, 지구전체에서 발견된 운석 중 80%가 넘는 2만5000여 개가 남극에서 발견될 정도로 남극에는 많은 운석이 있다.

특히 남극운석은 오랜 세월 빙하 속에 있어 보존 상태가 좋아 연구 자료로 가치가 높은 편이다.

이번에 발견된 운석 중 콘크라이트 2점은 보존 상태가 좋아 태양계 생성과 진화 과정 연구에, 3.7kg의 유크라이트가 포함된 분화운석은 소행성의 진화 과정 연구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009년 11월 12일

공항의 터주대감 바람자루, 그건 뭐지

비행기가 이착륙하는 공항은 수많은 사람들이 탄 여객기의 안전한 이착륙을 유도하기 위해 최첨단 관제 장비와 기술들이 집약된 곳이다.

관제탑의 레이더에는 착륙하는 비행기와 이륙하는 비행기 착륙을 위해 접근하는 비행기의 모든 정보가 디스플레이 되어 있어 이착륙하는 비행기들이 서로 부딪치지 않고 차례대로 안전하게 착륙과 이륙을 할 수 있도록 순서를 제어하며 기상, 풍속, 풍향 등 다양한 정보도 항공기에 전달해준다.

이처럼 공항은 우리 주변의 건물 가운데 가장 과학적인 최첨단 장비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최고의 기술들 하루가 멀다 하고 등장하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공항에 비행기가 등장한 이후로 변하지도 않고 최첨단의 공항에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물건이 하나 있다.

바로 바람자루(Wind Sock, Wind Sleep, Wind Cone)라고 불리는 펄럭이는 통 모양의 자루인데 이 바람자루는 우리나라 공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비행기가 한 대라도 이륙하는 공항이라면 예외 없이 모두 설치되어 있다.

우리나라 말로 ‘블려흐름’이라고도 하는 이 바람자루는 풍향과 풍속을 표시하도록 설치한 것으로 보통 지름 30~50cm, 길이 1~2m의 얇은 천에 한쪽에는 동그란 금속 테를 달고 다른 쪽은 구멍이 뚫려 바람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렇다면, 최첨단 장비로 되어 있는 공항에 왜 이렇게 간단하고 기술이 낙후된 그 옛날 역사책에서나 등장할 것 같은 바람자루가 아직도 공항에서 터줏대감처럼 자리 잡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이중 삼중 대비하는 비행기의 안전성 때문이다.

최첨단 장비로 잘 만들어진 비행기나 공항 장비라고 할지라도 언제 어느 때 고장 날 수 있으며 쉽게 고치기 어려운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우리가 도움을 받는 기계가 첨단 기계 되어 갈수록 해당 장비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이런 첨단 장비에 익숙한 조종사나 관제사가 관련 장비고 고장이 나면 당혹해 할 수밖에 없다.

이런 위험성 때문에 비행기 조종사나 관제사는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훈련을 하며 첨단 장비에 의존하지 않고도 계기 비행이나 수동 작업을 통해 위험 상황을 벗어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런 위급 상황에서 바람의 방향과 세기 등을 누구나 쉽게 한눈으로 파악할 수 있는 장비가 바로 바람자루다.

즉 바람자루는 항공기의 안전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인 것이다.

최첨단 장비도 불편하다고 느끼는 요즘이지만 그래도 옛날 것이라고 모두 쓸모없는 것은 아닌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