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봄비

내 가슴에 묻혔던 내 모습은

그대 보고 싶은 눈물로 살아나고

그대 모습 보입니다

내 가슴에 메말랐던

더운 피는 그대 생각으로

이제 다시 붉게 흐르고

내 가슴에

길 막혔던 강물은

그대에게 가는

길을 찾았습니다

아,

내 눈에 메말랐던

내 눈물이 흘러

내 죽은 살에 씻기며

그대

푸른 모습,

언 땅을 뚫고 솟아나는 모습 보입니다.

봄 옷 입은 산 그림자

봄 옷 입은 산 그림자

김용택

그저께 엊그저께 걷던 길

어제도 걷고 오늘도 걸었습니다

그저께 엊그저께 그 길에서

어제 듣던 물소리

오늘은 어데로 가고

새로 찾아든 물소리 하나 듣습니다

문득 새로워 걷던 발길 멈추고

가만히 서서 귀기울여봅니다

아, 그 물소리 새 물소리

봄옷 입은 산그늘 강 건너는 소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