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 윤동주

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엔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포기 없는 내가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쪽에 내가 남아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천상병 시모음

날개 날개를 가지고 싶다. 어디론지 날 수 있는 날개를 가지고 싶다. 왜 하나님은 사람에게 날개를 안 다셨는지 모르겠다. 내같이 가난한 놈은 旅行이라고는 新婚旅行뿐이었는데 나는 어디로든지 가고 싶다. 날개가 있으면 소원성취다. 하나님이여 날개를 주소서 주소서- 청녹색 하늘도 푸르고 바다도 푸르고 山의 나무들은 녹색이고 하나님은 청녹색을 좋아하시는가 보다. 청녹색은 사람 눈에 참으로 유익한 빛깔이다. 이 유익한 빛깔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