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인이 우주에서 잘 해야 하는 몇 가지 일이 있다.
그 중 하나는 우습게도 ‘방귀 참기’다.
방귀는 음식물 소화 과정에서 장 속에 생기는 가스가 항문을 통해 빠져나오는 현상이다.
소장과 대장에는 평균 200mL(작은 우유팩 크기)의 가스가 모여 있다.
사람들은 의식하지 못하는 중 하루에 평균 13번 가량 방귀를 뀌는데 전체 가스 방출량은 적게는 200mL, 많게는 1500mL(1.5L짜리 패트병이 가득차는 정도)에 이른다.
이 가스는 대부분 질소와 수소,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가스 성분 때문에 방귀는 약하긴 하지만 ‘폭발력’을 갖고 있다.
우주선 내부처럼 완전 밀폐된 곳에 여러 명의 방귀가 고인다고 생각해보자.
독한 냄새로 코가 괴로워지는 것은 물론, 우주선 내부의 복잡한 기기에서 일어나는 스파크가 방귀와 만나 폭발할 위험도 높아진다.
또 배출하는 게 위험하다고 방귀를 너무 오래 참으면 우주선의 기압이 떨어졌을 때 뱃속에 고인 가스의 압력 때문에 장이 파열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가스를 많이 만들어내는 ‘위험물질’ 콩과 탄산음료는 국제우주정거장 우주인들 가운데 기피 음식이라고 한다.
또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방귀를 연구해 가스를 빨아들이는 장치를 우주복 내부와 우주선 화장실에 마련했다.
장에 가득 찬 가스를 끌어안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는 우주인을 위해서는 정말 다행인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