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개봉한 영화 ‘스텔스’에는 인공지능을 가진 스텔스 무인전투기가 등장한다.
‘에디’라는 이름의 이 전투기는 스텔스 기술로 만들어 레이더에 잡히지 않을 뿐 아니라 날렵하고 세련된 몸매를 하고 있다.
또한, 인공지능은 물론 사람의 감정도 가지고 있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해 적을 공격하기도 한다.
사람이 타고 조종하지 않아도 최고 성능을 발휘하는 ‘에디’.
이는 아마 우리가 꿈꾸는 최첨단 전투기의 모습일 것이다.
이러한 성능을 갖춘 ‘에디’의 등장이 먼 미래의 일처럼 느껴지지만.
현재 스텔스 무인전투기들이 하나둘씩 등장하고 있다.
보잉사가 개발한 ‘팬텀레이(Phantom Ray)’와 영국의 BAE 시스템사가 개발한 ‘타라니스(Taranis)’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이 ‘에디’처럼 100% 인공지능과 감정까지 가지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일단 스텔스 기술이 접목된 무인기가 전투용으로 개발되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5월 10일 공개된 ‘팬텀레이’는 보잉사가 2008년 6월부터 약 2년에 걸쳐 개발한 스텔스 무인전투기 모델이다.
‘팬텀레이’는 전체 길이가 10.97m이고 날개 길이가 15.24m에 달해 거의 전투기 크기와 비슷하다.
이 전투기는 고도 12km 정도까지 오를 수 있어 장거리 여객기보다 높은 곳에서 활동할 수 있으며, 마하 0.8까지 속도를 낼 수 있고, 최대 이륙중량은 16톤이다.
무인항공기는 형태에 따라 고정익기, 회전익기, 수직이착륙기로 구분되는데, ‘팬텀레이’는 고정익기 중에서도 전익기다.
즉, 꼬리 날개가 없는 항공기이면서 커다란 삼각 날개(또는 후퇴익)를 가져 얼핏 보면 날개만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미국 공군이 1999년부터 개발하려 했던 무인전투기 ‘X-45C’와 비슷한데, 보잉사가 X-45C 개발에 참여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팬텀레이’를 제작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팬텀레이’는 기존의 군사용 무인기처럼 정찰과 감시 임무는 물론이고, 전투 능력까지 갖췄다.
엔진을 비행기 기체 내부에 장착시키고 필요할 때 탑재된 무기를 꺼내 이용할 수 있고, 적의 방공망 제압이나 전자전 공격과 공습 등에 투입할 수 있다는 게 ‘팬텀레이’의 특징이다.
지금까지 등장한 무인기들과 달리 전투 임무를 목적으로 설계된 최초의 무인 스텔스전투기인 셈이다.
미국 공군이 사용하는 대표적인 무인기 ‘MQ-1 프레데터(Predator)’는 몸체 앞쪽에 센서를 장착해 밤낮에 상관없이 지상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감시할 수 있고, 실시간으로 촬영한 영상을 전송하는 기능도 갖추고 있지만 전투 기능은 없다.
그리고 ‘MQ-1 프레데터’를 개량한 무인공격기 ‘MQ-9 리퍼(Reaper)’도 전투나 비행 능력 면에서 성능이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팬텀레이’이 성능은 뛰어나다고 볼 수 있다.
‘팬텀레이’는 올해 하반기부터 지상 활주 운행시험을 하고 연말에는 비행시험을 시작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지능정찰감시와 적공중방어망 진압 같은 지상공격, 전자전과 자율공중급유가 포함된 10여 차례의 비행시험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국방부와 BAE 시스템즈사가 2007년부터 개발을 시작해 지난 7월에 시제기를 공개한 ‘타라니스’도 있다.
‘타라니스’는 켈트족 신화에 나오는 ‘천둥의 신’의 이름이다.
이 비행기 역시 ‘팬텀레이’처럼 적의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 기술을 사용했고, 조종사가 직접 타지 않아도 적을 공격할 수 있는 무인기 형태이다.
전체 길이는 12m이고, 날개 길이가 10m로 ‘팬텀레이’보다는 약간 작다.
속도나 탑재량 같은 구체적인 정보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타라니스’는 여러 종류의 정밀유도폭탄을 싣고 날아가 목표물을 정확하게 공격할 수 있고, 적의 공격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게 설계됐다.
영화 속에 등장했던 ‘에디’의 수준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자체 판단도 할 수 있는 셈이다.
BAE시스템사가 공개한 ‘타라니스’는 시제기 모델이고, 앞으로 안정성 검사와 지상 시험을 거친 뒤 2011년 정도에 첫 비행을 가질 예정이다.
이 스텔스 무인전투기의 개발이 순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