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시

삶과 시

시를 쓸 때는

아까운 말들도

곧잘 버리면서

삶에선 작은 것도

버리지 못하는

나의 욕심이

부끄럽다

열매를 위해

꽃자리를 비우는

한 그루 나무처럼

아파도 아름답게

마음을 넓히며

열매를 맺어야 하리

종이에 적지 않아도

나의 삶이

내 안에서

시로 익어가는 소리를 듣는

맑은 날이 온다면

나는 비로소

살아 있는 시인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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