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꽃 편지

그리운 꽃 편지

김용택

봄이어요.

바라보는 곳마다

꽃은 피어나며 갈 데 없이 나를 가둡니다.

숨막혀요.

내 몸 깊은 데까지 꽃빛이 파고들어

내 몸은 지금 떨려요.

나 혼자 견디기 힘들어요.

이러다가는 나도 몰래

나 혼자 쓸쓸히 꽃 피겠어요.

싫어요.

이런 날 나 혼자 꽃 피긴

죽어도 싫어요.

꽃 지기 전에 올 수 없다면

고개 들어 잠시 먼 산 보셔요.

꽃 피어나지요.

꽃 보며 스치는

그 많은 생각 중에서 제 생각에 머무셔요.

머무는 그곳,

그 순간에 내가 꽃 피겠어요.

꽃들이 나를 가둬,

갈 수 없어 꽃그늘 아래 앉아

그리운 편지 씁니다.

소식 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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