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목월 시모음

나그네 술 익는 강마을의 저녁 노을이여 – 지훈(芝薰) – 조지훈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南道) 삼백 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상아탑} 5호, 1946.4) 윤사월(閏四月) 송화(松花) 가루 날 리는 외딴 봉우리 윤사월 해 길다 꾀꼬리 울면 산지기 외딴 집 눈 먼 처녀사 […]

김재진 시모음

국화 누가 두고 갔나 문 앞에 놓여 있는 국화 한 다발 잠자는 이 깰세라 가만히 탁자 위에 올려두네. 바깥은 때 이르게 싸락눈 내리고 밤내 기다리던 손님 맞듯 발끝으로 다가서는 진한 꽃향기 어둠 속에 혼자 서서 눈감아보면 보낸 이의 아픈 마음 지울 수 없네. 가을에 아름다운 사람 문득 누군가 그리울 때 아니면 혼자서 하염없이 길 위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