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근처의 행복
광화문에,
옛 이승만 독재와
과감하게 투쟁했던 신문사
그 신문사의 논설위원인
소설가 오상원은 나의 다정한 친구.
어쩌다 만나고픈 생각에
전화 걸면
기어코 나의 단골인
‘아리랑’ 다방에 찾아온 그,
모월 모일, 또 그랬더니
와서는 내 찻값을 내고
그리고 천 원짜리 두 개를 주는데—
나는 그 때 “오늘만은 나도 이렇게 있다”고
포켓에서 이천원을 끄집어 내어
명백히 보였는데도,
“귀찮아! 귀찮아!”하면서
자기 단골 맥주집으로의 길을 가던 사나이!
그 단골집은
얼마 안 떨어진 곳인데
자유당 때 휴간(休刊)당하기도 했던
신문사의 부장 지낸 양반이
경영하는 집으로
셋이서
그리고 내 마누라까지 참석케 해서
자유와 행복의 봄을—
꽃동산을—
이룬 적이 있었습니다. 하느님!
저와 같은 버러지에게
어찌 그런 시간이 있게 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