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 수만 있다면

만들 수만 있다면

만들 수만 있다면

아름다운 기억만을 만들며 삽시다.

남길 수만 있다면

부끄럽지 않은 기억만을 남기며 삽시다.

가슴이 성에 낀 듯 시리고 외로웠던 뒤에도

당신은 차고 깨끗했습니다.

무참히 짓밟히고 으깨어진 뒤에도

당신은 오히려 당당했습니다

사나운 바람 속에서 풀잎처럼 쓰러졌다가도

우두둑 우두둑 다시 일어섰습니다.

꽃 피던 시절의 짧은 기쁨보다

꽃 지고 서리 내린 뒤의 오랜 황량함 속에서

당신과 나는 가만히 손을 잡고 마주서서

적막한 한세상을 살았습니다.

돌아서 뉘우치지 맙시다

밤이 가고 새벽이 온 뒤에도 후회하지 맙시다.

만들 수만 있다면

아름다운 기억만을 만들며 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