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매화꽃을 보셨는지요

섬진강 매화꽃을 보셨는지요

매화꽃 꽃 이파리들이

하얀 눈송이처럼 푸른 강물에 날리는

섬진강을 보셨는지요.

푸른 강물 하얀 모래밭

날선 푸른 댓잎이 사운대는

섬진강가에서 서럽게 서보셨는지요.

해 저문 섬진강가에 서서

지는 꽃 피는 꽃을 다 보셨는지요.

산에 피어 산이 환하고

강물에 져서 강물이 서러운

섬진강 매화꽃을 보셨는지요.

사랑도 그렇게 와서

그렇게 지는지

출렁이는 섬진강가에 서서 당신도

매화꽃 꽃잎처럼 물 깊이

울어는 보았는지요.

푸른 댓잎에 베인

당신의 사랑을 가져가는

흐르는 섬진강 물에

서럽게 울어는 보았는지요.

섬진강 5

섬진강 5

-삶

이 세상

우리 사는 일이

저물 일 하나 없이

팍팍할 때

저무는 강변으로 가

이 세상을 실어 오고 실어 가는

저무는 강물을 바라보며

팍팍한 마음 한끝을

저무는 강물에 적셔

풀어 보낼 일이다.

버릴 것 다 버리고

버릴 것 하나 없는

가난한 눈빛 하나로

어둑거리는 강물에

가물가물 살아나

밤 깊어질수록

그리움만 남아 빛나는

별들같이 눈떠 있고,

짜내도 짜내도

기름기 하나 없는

짧은 심지 하나

강 깊은 데 박고

날릴 불티 하나 없이

새벽같이 버티는

마을 등불 몇 등같이

이 세상을 실어 오고 실어 가는

새벽 강물에

눈곱을 닦으며,

우리 이렇게

그리운 눈동자로 살아

이 땅에 빚진

착한 목숨 하나로

우리 서 있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