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라이더는 어떻게 날까

글라이더는 비행기처럼 날개를 가졌지만 엔진이나 프로펠러, 제트엔진 같은 추진 장치가 없기 때문에 바람이나 몸체에 작용하는 여러 가지 힘을 이용해 하늘을 난다.

이렇게 동력 없이 공기 속을 미끄러지듯이 나는 것은 ‘활공’(滑空)이라고 하는데, 비행기도 엔진이 고장 나면 활공을 시도한다.

‘활공’은 중력과 공기의 흐름을 이용한다.

보통 글라이더는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내려가면서 나는데, 이는 글라이더에 작용하는 중력의 영향이다.

글라이더가 오랫동안 날려면 위로 올라가는 공기를 만나야 한다.

이런 공기의 흐름은 지표면에서 따뜻해진 공기가 위로 올라갈 때나 바람이 언덕에 부딪칠 때 생긴다.

글라이더는 이러한 상승기류와 활공에 적합하게 설계된 날개 모양 때문에 발생한 양력으로 하늘을 날게 된다.

수평면에 대해 일정한 각도로 활공할 때 글라이더의 속도는 일정하다.

활공하는 글라이더는 정면에서 동체의 속도와 같은 바람(항력)을 받는다.

이때 동체는 활공 방향에 수직으로 작용하는 양력을 받고, 중력은 활공방향과 같이 앞으로 가려는 힘과 아래로 가려는 힘으로 나눠진다.

수평면과 글라이더가 날아가는 경로가 이루는 각인 ‘활공각’은 양력과 항력의 비로 결정된다.

이 양항비와 글라이더의 고도와 비행거리의 비율인 활공비가 같을 때 글라이더는 일정한 속도로 날게 된다.

결국 동력이 없는 글라이더도 추진력이 있는 비행기처럼 양력과 중력, 항력을 모두 받는데, 다만 추진력이 없기 때문에 이 힘의 균형을 잘 이용해야 오래 날 수 있다.

아래로 향하는 중력의 영향을 적게 받게 하기 위해 무게를 줄이고, 활공각을 작게 해 양력과 항력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글 : 박태진 과학칼럼니스트

2010년 3월 11일

사랑도 살아가는 일인데

사랑도 살아가는 일인데

꽃들은 향기 하나로 먼 곳까지 사랑을 전하고

새들은 아름다움 소리 지어 하늘 건너 사랑을 알리는데

제 사랑은 줄이 끊긴 악기처럼 소리가 없습니다.

나무는 근처의 새들을 제 몸 속에 살게 하고

숲은 그 그늘에 어둠이 무서운 짐승들을 살게 하는데

제 마음은 폐가처럼 아무도 와서 살지 않았습니다.

사랑도 살아가는 일인데

하늘 한복판으로 달아오르며 가는 태양처럼

한번 사랑하고 난 뒤 서쪽 산으로 조용히 걸어가는 노을처럼

사랑할 줄을 몰랐습니다.

얼음장 밑으로 흐르면서 얼지 않아

골짝의 언 것들을 녹이며 흐르는 물살처럼

사랑도 그렇게 작은 물소리로 쉬지 않고 흐르며 사는 일인데

제 사랑은 오랜 날 녹지 않은 채 어둔 숲에 버려져 있었습니다.

마음이 닮아 얼굴이 따라 닮아 오래 묵은 벗처럼

그렇게 살며 늙어가는 일인데

사랑도 살아가는 일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