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매화
눈 내리고 내려 쌓여 소백산자락 덮어도
매화 한송이 그속에서 핀다
나뭇가지 얼고 또 얼어
외로움으로 반질반질해져도
꽃봉오리 솟는다.
어이하랴 덮어버릴 수 없는
꽃같은 그대 그리움
그대 만날 수 있는 날 아득히 멀고
폭설을 퍼붓는데
숨길 수 없는 숨길 수 없는
가슴 속 홍매화 한 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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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매화
눈 내리고 내려 쌓여 소백산자락 덮어도
매화 한송이 그속에서 핀다
나뭇가지 얼고 또 얼어
외로움으로 반질반질해져도
꽃봉오리 솟는다.
어이하랴 덮어버릴 수 없는
꽃같은 그대 그리움
그대 만날 수 있는 날 아득히 멀고
폭설을 퍼붓는데
숨길 수 없는 숨길 수 없는
가슴 속 홍매화 한 송이
홀로 있는 밤에
이것이 진정 외로움일까
다만 이렇게 고요하다는 것이
다만 이렇게 고요하게 혼자 있다는 것이
흙 위에 다시 돋는 풀을 안고 엎드려
당신을 생각하다
내 가슴에 얼굴을 묻고
홀로 깊이 어두워져가고 있는 다만 이 짧은 순간을
외로움이라 말해도 되는 것일까
눈물조차 조용히 던지고 떠난 당신을 생각하면
진정으로 사랑을 잃고 비어 있는 것은 내가 아닌데
나도 당신으로 인해 이렇게 비어 있다고
내가 외롭다 말해도 되는 것일까
새로 돋는 풀 한 포기보다도 떳떳치 못하고
돌아오는 새들보다 옳게 견디지 못한 채
이것을 고독이라 말해도 되는 걸까
저 길고 긴 허공을 말없이 떨어져
어둔 땅 너머로 빗발들은 소리없이 잠겨가는데
빗방울 만큼도 참아내지 못하면서
겨우 몇 날 몇 해 홀로 길 걷는다고
쓸쓸하다 말해도 되는 것일까
흔들리기만 하면서 흔들리기만 하면서
고독하다고 말해도 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