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받아 주십시오

나를 받아 주십시오

나를 받아주십시오.

헤프지 않은 나의 웃음

아껴 둔 나의 향기

모두 당신의 것입니다.

당신이 가까이 오셔야

나는 겨우 고개를 들어

웃을 수 있고

감추어진 향기도

향기인 것을 압니다.

당신이 가까이 오셔야

내 작은 가슴속엔

하늘이 출렁일 수 있고

내가 앉은 이 세상은

아름다운 집이 됩니다.

담담한 세월을

뜨겁게 안고 사는 나는

가장 작은 꽃이지만

가장 큰 기쁨을 키워드리는

사랑꽃이 되겠습니다.

당신의 삶을

온통 봄빛으로 채우기 위해

어둠 밑으로 뿌리 내린 나

비오는 날에도 노래를 멈추지 않는

작은 시인이 되겠습니다.

나를 받아 주십시오

나를 길들이는 시간

나를 길들이는 시간

홀로 있는 시간은

쓸쓸하지만 아름다운 호수가 된다

바쁘다고 밀쳐두었던 나 속의 나를

조용히 들여다볼 수 있으므로

여럿 속에 있을 땐

미처 되새기지 못했던

삶의 깊이와 무게를

고독 속에 헤아려볼 수 있으므로

내가 해야 할 일 안해야 할 일

분별하며 내밀한 양심의 소리에

더 깊이 귀기울일 수 있으므로

그래

혼자 있는 시간이야말로

내가 나를 돌보는 시간

여럿 속의 삶을

더 잘 살아내기 위해

고독속에

나를 길들이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