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의 연가

나비의 연가

가르쳐 주시지 않아도

처음부터 알았습니다.

나는 당신을 향해 날으는

한 마리 순한 나비인 것을

가볍게 춤추는 나에게도

슬픔의 노란 가루가

남몰래 묻어 있음을 알았습니다.

눈멀 듯 부신 햇살에

차라리 날개를 접고 싶은

황홀한 은총으로 살아온 나날

빛나는 하늘이 훨훨 날으는

나의 것임을 알았습니다.

행복은 가난한 마음임을 가르치는

풀잎들의 합창

수없는 들꽃에게 웃음을 가르치며

나는 조용히 타버릴

당신의 나비입니다.

부디 꿈꾸며 살게 해 주십시오

버려진 꽃들을 잊지않게 하십시오

들릴 듯 말 듯한 나의 숨결은

당신께 바쳐지는

無言의 기도

당신을 향한 맨 처음의 사랑

不忘의 나비 입니다, 나는

나를 위로하는 날

나를 위로하는 날

가끔은 아주 가끔은

내가 나를 위로할 필요가 있네

큰일 아닌데도

세상이 끝난 것 같은

죽음을 맛볼 때

남에겐 채 드러나지 않은

나의 허물과 약점들이

나를 잠 못들게 하고

누구에게도 얼굴을

보이고 싶지 않은 부끄러움에

문 닫고 숨고 싶을 때

괜찮아 괜찮아

힘을 내라구

이제부터 잘하면 되잖아

조금은 계면쩍지만

내가 나를 위로하며

조용히

거울 앞에 설 때가있네

내가 나에게 조금 더

따뜻하고 너그러워지는

동그란 마음

활짝 웃어주는 마음

남에게 주기 전에

내가 나에게 먼저 주는

위로의 선물이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