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날 하늘을 올려다보면 하얗게 선을 그리며 날아가는 비행기를 볼 수 있다.
하늘에 선명하게 새겨진 선은 마치 비행기가 그려놓은 그림 같다.
비행기가 그리는 그림의 정체는 바로 구름, 비행운이다.
비행운은 항공기가 맑고 차갑고 습기가 많은 하늘을 날 때 만들어지는 긴 줄 모양의 구름이다.
비행운의 종류는 배기운(exhaust trail), 공기역학운(aerodynamic trail), 소산운(dissipation trail) 이렇게 3가지다.
배기운은 주로 작은 물방울이 쉽게 증발하지 않고 얼어 버릴 정도로 높은 고도인 약 8,000m 이상에서 생긴다.
이 고도에서 대기온도는 보통 영하 38도인데, 제트엔진을 가진 비행기가 내뿜는 고온의 배기가스가 찬 공기와 섞이면 주변의 수증기와 합쳐진다.
이때 작은 물방울이 만들어지는데, 주변 온도가 낮아 금방 얼게 된다.
이 얼음알갱이들이 모여 비행기 구름이 되는 것이다.
비행기가 습도가 높은 공기 중을 비행하면 공기역학적으로 압력이 줄어드는 감압현상이 일어나기도 하는데 이때 수증기가 물방울이 되기도 한다.
압력 변화가 심한 양 날개의 끝에 생기는 비행운이 공기역학운이다.
하지만 이 비행운은 곧 증발해 사라져 버린다.
소산운은 앏은 구름층에 비행기가 지나가면서 틈을 만들어서 생기는 현상이다.
배기가스의 열 때문에 공기가 가열되면 구름이 증발하기 때문이다.
이 현상이 일어나려면 구름이 얇고 비교적 따뜻한 곳이라 한다.
비행기는 보통 대기온도가 차가운 높은 고도에서 날아다니므로 이 현상을 관측하기 어렵다.
비행운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흩어지거나 증발해 사라진다.
하지만 비행기가 그린 그림은 오랫동안 유지된다.
이 그림은 비행기구름이 아닌 ‘연기’를 이용해 그린 것이기 때문이다.
비행기들은 에어쇼를 보러 온 관람객을 위해 여러 색의 연기로 그림을 그린다.
비행기구름의 정체를 알고 난 지금, 비행기구름을 보며 아름답다는 생각과 함께 높은 고도의 대기온도와 습도 등 과학적 원리도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글 : 푸른하늘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