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폭설

때묻은 내 마음의 돌담과 바람뿐인

삶의 빈 벌판 쓸쓸한 가지를 분지를 듯

눈은 쌓였어요

길을 내려 나갔지오

누군가 이 길을 걸어오기라도 할 것처럼

내게 오는 길을 쓸러 나갔지요

손님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먼지를 털고

오랫동안 사람이 살지 않던 내 가슴 속

빈방을 새로 닦기도 했어요

내가 다시 사랑할 수 있다면

내 사랑 누군가에게 화살처럼 날아가 꽂히기보다는

소리없이 내려서 두텁게 쌓이는 눈과 같으리라 느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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