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유난히 높고 맑은 가을이다.
요즘처럼 좋은 날씨를 만나면 새처럼 하늘을 날아보고 싶은 생각도 든다.
이렇게 자유롭게 날고 싶은 욕망을 실현시켜 주는 장치 가운데 가장 간단한 형태가 낙하산이다.
낙하산은 중력에 의해 떨어지는 사람이나 물건의 속도를 공기 저항을 이용해 안전하게 땅에 내려 앉게 만드는 도구다.
영어로는 파라슈트(parachute)라 하는데 이탈리아어로 ‘보호하다’라는 뜻을 가진 ‘파라레(parare)’와 프랑스어로 ‘낙하하다’라는 뜻을 가진 ‘슈트(chute)’를 합성한 말이다.
낙하산은 공기의 저항을 이용해 추락 속도를 늦추는 원리를 이용한다.
낙하산이 커지면 공기 저항도 커지므로 떨어지는 속도도 그만큼 줄어든다.
하지만 낙하산 크기가 어느 정도를 넘어서면 제어하기 어려워지므로 무작정 크게 만들 수 없다.
낙하산에 뚫린 구멍은 낙하산의 추락 속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공기가 대류현상에 따라 올라갈 때 낙하산 구멍을 지나게 되면 낙하산이 떨어지는 속도를 더 늦추게 된다.
낙하산이 천천히 내려가면 낙하산에 매달린 사람이나 물건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
만약 구멍이 없으면 낙하산의 막힌 곳으로 공기가 들어가 낙하산을 위로 올라가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구멍은 낙하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낙하산의 구멍은 방향을 바꾸는 역할도 한다.
낙하산의 뒤쪽 구멍을 열면 거기서 공기가 뿜어져 나오는데 이를 이용해 낙하산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낙하산의 오른쪽 구멍을 막으면 낙하산은 오른쪽으로 돌고, 왼쪽 구멍을 막으면 왼쪽으로 돈다.
구멍을 조절해 앞으로 나가거나 좌우로 회전할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지점에 내릴 수 있게 된다.
낙하산이 내려오는 속도는 초속 7~9m 정도이다.
낙하산의 목적은 최대한 천천히 착륙하는 게 아니라 적당한 속력으로 떨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크기도 적당해야 하고 필요한 곳에 구멍도 몇 개 뚫려있어야 한다.
사람이 타는 낙하산은 낙하산 몸체와 보조 낙하산으로 구성돼 있다.
보조 낙하산은 주 낙하산을 끌어내어 펴지게 하는 유도 낙하산이고, 낙하산 몸체는 최대 28개의 기다란 천이나 삼각천을 이어서 만든다.
천의 각 부분을 이루는 짜임 방향은 낙하산의 강도를 높이고, 천 조각들은 더 작은 조각으로 이뤄져 있어 한 곳에 구멍이 나도 더 커지지 않도록 꿰매져 있다.
글 : 박태진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카리스쿨(http://www.karischool.re.kr/) “푸른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