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달리는 42.195km – 우주스포츠 Ⅱ

올림픽의 대미를 장식하는 마라톤은 지구뿐 아니라 우주에서도 이뤄진다.

2007년 미국 우주인 서니 윌리엄스는 보스턴마라톤 대회의 출발 총소리에 맞춰 국제우주정거장에서 42.195km를 달렸다.

비를 맞으며 달린 다른 참가자와 달리 윌리엄스는 섭씨 23.8도의 따뜻한 우주선 안에서 러닝머신 위를 달렸지만 자신의 기록에 못 미치는 4시간 23분대의 기록으로 완주했다.

윌리엄스가 가진 기록은 3시간 30분대였다.

윌리엄스의 마라톤은 일회적 이벤트 같지만 국제우주정거장에 머무르는 우주인은 약 2시간 정도 마라톤이나 자전거 타기 같은 운동을 해야 한다.

중력이 약한 우주에서는 스포츠 활동이 우주인의 근력이나 체력을 높여 임무를 수행하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항공우주국에서는 우주인이 더 재미있게 운동할 수 있도록 무중력 농구나 원반던지기, 야구, 피구 같은 ‘우주 스포츠’를 개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미국 우주인들은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럭비공이나 원반을 던져 주고받는 놀이를 하며 앞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종목을 고르는 중이다.

비록 지금은 우주인들의 건강을 위해 우주 스포츠를 즐기지만 미래에는 우주에서 활약하는 프로선수도 등장하지 않을까.

우주에서 날개 편 나비가 있다

2009년 11월 16일, 우주왕복선 아틀란티스호가 특별한 비행을 시작했습니다.

이 비행이 특별한 이유는 우주인과 화물 외에 다른 손님을 태웠기 때문이죠.

그 주인공은 바로 ‘애벌레’입니다.

과학자들은 꼬물꼬물 징그러운 애벌레를 우주로 데려가 실험할 예정이었습니다.

아틀란티스호가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착한 지 1달 정도 지나자 애벌레에게 신기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애벌레가 딱딱한 번데기로 변하더니, 다시 아름다운 날개를 단 나비로 변신했거든요.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요? 과학자들은 애벌레로 무슨 실험을 한 것일까요? 정답부터 이야기하면 ‘과학자들은 우주에서 애벌레를 관찰하는 실험’을 했습니다.

나비는 ‘알-애벌레-번데기-나비’ 4단계를 거쳐서 어른이 되는데, 이 과정을 우주에서 경험한 것이죠.

이렇게 알-애벌레-번데기-나비처럼 생물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과정을 ‘한살이’라고 부릅니다.

아틀란티스호에 탔던 나비는 한살이 과정 중 알에서 깨어나는 것만 빼고 모두 우주에서 보낸 셈입니다.

그런데 나비 같은 곤충의 한살이는 사람과는 조금 다릅니다.

사람은 처음부터 머리와 몸, 팔과 다리를 가지고 태어나서 크기만 커지기 때문에 어른이 된 모습을 짐작할 수 있어요.

하지만 나비는 알에서 태어난 애벌레를 보고 어른 나비를 상상할 수 없답니다.

이렇게 어렸을 때의 모습이 자라서 완전히 달라지는 과정을 ‘변태’라고 해요.

ISS로 날아간 애벌레는 우주에서 변태 과정을 거친 최초의 나비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