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탐사..남자와 여자 중 누가 더 적합할까

2009년 7월, 모스크바 근교의 한 건물 안.

커다란 컨테이너 상자 안에서 6명의 사람들이 동그란 캡슐 문을 조심스럽게 열고 밖으로 나왔다.

약 3달 동안 외부와 격리된 채 함께 생활해 온 이들은 마스 500(Mars 500) 프로젝트의 가상우주인들이다.

이들은 무중력 환경만 빼고 실제 화성 탐사선과 똑같은 환경에서 큰 문제 없이 105일을 버텼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이들은 모두 남성이라는 점이다.

왜 여성은 이 실험에 참여하지 않았을까?

사실 이러한 남성위주의 프로젝트는 몇 해 전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2005년 모스크바 의생물학연구소 아나톨리 그리고리예프 소장이 2020년 이후 진행될 러시아의 화성탐사는 남성 우주인 위주로 이뤄질 것이라고 공언해왔기 때문이다.

그는 여성은 연약하고 복잡한 존재이기 때문에, 강인한 신체조건과 정신력을 필요로 하는 화성 탐사에는 맞지 않는다며 화성원정대는 35~55세의 경험 많은 남성 우주인들로 구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여성차별적인 발언은 우주개발 역사에서는 어쩌면 별로 문제되지 않을 수도 있다.

실제로 지금까지 우주개발의 역사는 주로 남성에 의해 이뤄져 왔기 때문이다.

최초우주인은 물론이고 최초 우주유영, 최장 시간 체류 기록 등은 모두 남성 우주인의 차지였다.

아폴로 프로젝트로 달에 발을 디딘 12명의 우주인도 모두 미국인 남성이었다.

500여명에 이르는 세계의 우주인 가운데 여성은 52명에 지나지 않으며, (이소연 박사는 49번째 여성 우주인이다.) 현역 우주인 200여명 가운데 여성 우주인은 25명 정도다.

여성이 우주탐험에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의학적인 근거를 댄다.

여성은 남성보다 체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우주선 이착륙시 가해지는 지구 중력의 몇 배에 이르는 가속도를 견디기 어렵고, 우주환경 역시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위협적이라는 주장이다.

예컨대 우주에서는 보통 사람의 뼈에서 한 달에 1~2% 칼슘이 빠져나가는데, 지구상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골다공증에 많이 걸리므로 위험하다는 것이다.

우주에 떠돌아다니는 방사선은 사람의 DNA에 손상을 줘 암을 일으킬 수 있는데, 우주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암이 발생할 확률이 2배 정도 높다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오히려 여성이 남성보다 우주탐험에는 훨씬 적합하다는 주장이다.

먼저 여성은 남자보다 체구가 작아서 그만큼 산소를 덜 소비하고 이산화탄소를 덜 배출한다.

뿐만 아니라 무게와 공간도 적게 차지해 에너지 측면에서 훨씬 경제적이다.

게다가 여성우주인의 임무수행능력도 결코 남성에게 뒤지지 않는다.

우주개발 초창기에 구소련이 정치적인 이유로 소수의 여성우주인을 선발했던 것에 비해 미국은 여성의 이런 장점을 살릴 수 있을지 적극적으로 검토했다.

따라서 1960년 2월부터 여성 우주비행사 양성 프로그램을 비밀리에 진행해 13명의 우주인 후보를 선발했다.

일명 머큐리 13으로 불리는 이 13명의 여성 우주비행사 후보는 남성 우주비행사 후보들과 똑같은 강도의 훈련을 받았고, 68%의 통과율을 보였다.

이는 56%의 통과율을 보인 남성 우주비행사들보다 나은 실력이었다.

머큐리 13 프로젝트는 석연치 않은 이유로 돌연 취소돼 미국 최초의 여성 우주인의 탄생은 약 20년 뒤로 미뤄졌다.

하지만 그 뒤 NASA는 최초의 여성 우주왕복선 선장 아이린 콜린스와 국제우주정거장 선장 페기 휫슨을 포함해 43명의 뛰어난 여성우주인을 배출하며, 여성이 남성 못지않은 임무수행 능력을 발휘한다는 사실을 입증해 왔다.

뿐만 아니라 여성은 남성보다 심리적으로 더 안정돼 있다.

소수의 사람과 오랜 시간동안 고립된 공간에서 생활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남성은 여성보다 임무 수행 기간이 길어질수록 작은 일에 쉽게 흥분하고 임무를 포기해 버릴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졌다.

실제로 1973년 NASA의 우주실험실인 스카이랩(Skylab)에 머물던 남성 우주인, 제랄드 카와 에드워드 깁슨, 윌리엄 포그는 우주에 나간 지 45일 만에 과중한 업무를 이유로 통신을 끊은 채 파업을 선언했다.

파업 돌입 39일 만에 사태는 진정됐지만, 이를 토대로 국제우주정거장에는 정서적으로 안정된 여자우주인만 보내는 것이 최선이라 주장하는 심리학자가 나타나게 됐다.

2000년 NASA의 지오프레이 랜디스 박사는 사회심리학의 연구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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