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붕붕 뜨는 항공기 무중력실험기!

“욱~!” “우욱~!”

갑자기 비행기 곳곳에서 승객들이 멀미를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 비행기 속 승객들은 몸이 둥둥 뜬 상태에서 무중력을 체험하고 있었다.

우주도 아닌데 사람이 둥둥 뜬다고? 우주선이 아닌 비행기에서 무중력을 체험하는 놀라운 사연! 함께 알아보자.

미국항공우주국(NASA)을 비롯한 러시아, 유럽의 우주센터에서는 지구에서도 무중력 상태를 체험할 수 있도록 ‘무중력실험기’를 운용한다.

14일 항공우주의료원에서 퇴원한 대한민국 우주인 이소연 씨도 러시아의 ‘일류신 II-76 MDK’ 무중력실험기를 타고 무중력 적응 훈련을 마쳤다.

무중력 실험기는 대체로 거대한 항공기를 개조해 만든다.

붕붕 떠다니는 사람들이 다치지 않도록 항공기 안쪽에 충격을 줄일 수 있는 보호벽을 설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의 물자를 실어 나르는 수송기이면서 몸집이 큰 KC-135나 C-9, 유럽의 에어버스 A300, 러시아의 일류신 II-76 MDK가 주로 쓰인다.

그렇다면 일반 항공기에서 무중력은 어떻게 만들까.

무중력 실험항공기는 5~6km 상공에서 9km까지 급상승을 한 뒤 엔진의 출력을 갑자기 줄인다.

그러면 비행기는 앞으로 나아가던 힘과 지구가 당기는 힘에 의해 비스듬히 자유낙하를 한다.

이때 비행기 내부에 25초 정도 무중력 환경이 생긴다.

이를 여러 차례 반복하면 무중력 상태가 지속적으로 유지되지는 않더라도 오랜 시간 동안 무중력을 느낄 수 있다.

문제는 처음 무중력을 느끼는 사람들이 종종 멀미와 구토를 일으킨다는 점이다.

비행기에 탑승하는 사람은 반드시 냄새를 차단하는 플라스틱 멀미 주머니를 가지고 타지만, 갑작스런 구토는 막기 힘들다.

지금은 퇴역한 NASA의 KC-135는 총 1000L 정도의 구토물을 청소했을 정도다.

그래서 KC-135를 비롯한 무중력 실험항공기에는 ‘멀미혜성’(vomit comet)이란 별명이 붙기도 한다.

무중력 실험항공기는 우주인의 무중력 체험 훈련 외에도 다양하게 쓰인다.

NASA는 KC-135에서 우주왕복선의 타일 수리 장치처럼 무중력 환경에서 사용하는 장비의 성능을 평가했다.

또 1995년 개봉한 영화 ‘아폴로 13’는 컴퓨터 특수효과 대신 무중력 실험기에서 무중력 상태를 촬영했다.

세계적인 물리학자이자 특수휠체어에 몸을 의지해 사는 영국의 스티븐 호킹 박사도 지난해 특수개조된 보잉 727 비행기를 이용해 무중력을 체험했다.

보잉 727 비행기는 9600m 상공에서 2400m를 하강하는 포물선 비행으로 25초씩 무중력 상태를 만들었다.

호킹 박사는 총 4분에 걸쳐 무중력을 느꼈다.

팔과 다리를 모두 보호대로 감싼 뒤 특수 쿠션에 기대앉은 채 무중력을 체험하다 공중에서 회전하는 묘기를 8차례나 부리기도 했다.

호킹 박사는 지상에 내려온 뒤 특수휠체어의 컴퓨터 합성음을 이용해 “놀라운 경험”이라고 밝혔다.

“무중력을 체험했으니 다음에는 우주여행을 가겠다”고 말한 호킹 박사처럼 우주는 꿈과 의지를 지닌 사람에게 활짝 열려 있다.

비록 우주여행을 위한 첫걸음인 무중력 비행의 멀미와 구토를 이겨내야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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