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다.
속도가 매우 중요한 그 첫번째 이유는, 우주선이 지구중력으로부터 벗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내년에 발사할 KSLV-Ⅰ은 지구중력을 벗어나 우주로 가기 위해 초당 7.9km를 내는 우주발사체이다.
속도가 중요한 두번째 이유는 우주공간이 너무 넓기 때문이다.
달과 화성, 그 너머의 넓고 넓은우주를 탐사하기 위해서는 매우 빠른 속도로 날 수 있는 우주선이 필요하다.
만약 현재 기술로 가을의 밤하늘에서 볼 수 있는 우리 이웃은하인 안드로메다 은하로 탐사를 떠난다면 빛의 속도로 달려도 230만 년이라는 어마어마한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공상과학소설이나 영화속에서 매우 빠른 우주선은 필수적인 요소이다.
만약 영화 스타워즈에서 스카이워커가 사랑하는 연인인 아미달라가 있는 나부행성으로 가는데 마치 우리의 화성 탐사처럼 몇 개월이 걸리거나, 다른 항성계라서 수만 년이 걸린다면 영화는 만들어질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우리가 낼 수 있는 우주선의 속도는 빛의 속도에 비해 개미걸음에 불과하다.
현재 인간이 만든 가장 빠른 우주선은 지난 1976년에 태양을 향해 발사한 미국의 헬리오스 2호로 매초 70km의 속도로 날고 있다.
이것은 매초 30만km로 나는 빛의 속도에 겨우 0.00023%에 불과하다.
이에 공상가들은 오래전부터 넓은 우주공간을 자유롭게 이동하는 빠른 우주선과 비행법을 상상해 왔으며, 그 대표적인 예가 미국 드라마 ‘스타트랙’에 등장하는 엔트플라이즈호의 ‘워프 항법(warp drive·공간 이동 추진)’이다.
‘워프항법’이란 우주선이 우주공간을 종이 평면의 한 지점에서 한 지점까지 선을 그어 가듯 비행하는 것이 아니라 종이를 아예 접어버려 단숨에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비행법이다.
이런 비행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려면 막대한 에너지를 이용하여 우주공간을 종이 접듯 순식간에 접어야만 한다.
과연 이것이 가능할까?
최근 미국 베일러대학의 제럴드 클리버 교수의 연구진은 이 같은 우주여행이 현실에서도 가능하다는 이론을 발표했다.
이들은 우주의 ‘암흑에너지(Dark Energy)’를 우주선의 추진력으로 활용하면 ‘워프항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암흑에너지’란 우주공간에 존재하는 에너지로 서로 끌어당기는 중력과 달리 물질들을 서로 밀어내는 힘이 가진 미지의 에너지이다.
현재 증명된 팽창하는 ‘빅뱅우주론’과 달리, 과거 아인슈타인이 팽창하거나 수축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우주를 주장하기 위해 우연히 처음 생각해 낸 이 ‘암흑에너지’는 최근 빅뱅(대폭발)이후 우주를 빠른 속도로 팽창시키는 원인으로 주목하고 있으며, 우주 공간에는 별과 생물체 등을 이루는 일반물질은 겨우 4%에 불과한 반면, 무려 74%가 ‘암흑에너지’로 가득차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연구진은 우주선 앞부분에 있는 암흑에너지를 ‘0’ 이하로 떨어뜨리면 이 주변의 공간은 수축하는 반면, 뒷부분의 공간은 암흑에너지로 인해 팽창하게 되고, 이는 우주선을 밀어주게 되어 우주선이 빛보다 빨리 비행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10m 크기의 우주선을 암흑에너지를 활용해 움직이게 하려면 목성 질량(지구 질량의 약 318배)을 에너지로 바꾸는 데 필요한 만큼의 엄청난 에너지가 들어갈 것으로 측정했다.
하지만, 이런 초광속의 우주선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너무나 많은 문제가 있다.
먼저 우주선이 출발할 때 거대한 에너지 발생장치를 이용하여 출발했다면 이 우주선을 멈추기 위해서도 똑같은 거대한 에너지 발생장치가 필요하게 된다.
다음은 가속도의 문제이다.
엄청난 속도의 변화로 생기는 중력가속도 때문에 우주선에 탄 사람들은 모두 목숨을 잃을 위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