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US 소속 민간 항공기가 이륙 직후 버드스트라이크(새와 비행기가 충돌하는 현상)로 인해 엔진이 고장 나자 허드슨강에 비상 착륙해 이슈가 된 뉴스가 있었다.
비행기는 이륙할 때와 착륙할 때가 가장 위험한 순간인데, 특히 이륙 도중 비행기 주변에서 나는 새떼는 비행기의 안전에 커다란 위협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이번 허드슨강의 비행기처럼 이륙하자마자 급하게 착륙을 해야 하는 비행기는 아무 때나 아무 곳에 착륙하면 되는 걸까?
비상 착륙은 위험 상황이기 때문에 무조건 안전하게만 착륙을 하면 될 것이라 생각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쉽게 이루어 지지 않는다.
비행기는 이륙 시 비행할 수 있는 최대 이륙 허용 중량(AGTOW : Allowable Gross Take Off Weight)과 착륙 시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는 착륙 허용 중량(MLW : Maximum Landing Weight)이 있다.
즉 이륙할 때와 착륙할 때 허용되는 무게가 각각 다르다는 것이다.
실제로 B747 비행기의 경우 최대 이륙 허용 중량은 388톤에 이르지만 착륙 허용 중량은 285톤에 불과하다.
즉 안전하게 착륙하기 위해서는 최대 285톤을 초과하면 안 된다는 말이다.
물론 부득이하게 초기 이륙했던 무게 그대로 착륙할 수도 있겠지만, 이럴 경우 착륙 시 비행기의 안전과 과도한 무게 때문에 기체 손상은 피할 수 없다.
그렇다면, 비행기는 이륙 후 안전하게 착륙하기 위해 약 100톤의 무게를 어떻게 처리하는 것일까? 사실 비행기는 초기 이륙 전부터 시작해 착륙 때까지 제트 엔진을 계속 가동하기 때문에 막대한 연료를 소비하게 된다.
즉 이륙할 때의 무게와 착륙할 때의 무게의 차는 비행기가 소비한 연료의 양만큼의 차이인 것이다.
그렇다면, 앞에 예를 든 것과 같이 이륙 직후 바로 비상착륙을 해야 하는 항공기는 이 무게차를 어떻게 맞출 수 있을까?
이럴 경우 비행기는 착륙 허용 중량에 이를 때까지 강제로 연료를 방출하여 무게를 맞춘다.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공항 상공을 선회하며 연료를 소비하겠지만 위급한 상황의 경우 공중에서 연료를 강제로 방출한다.
연료의 방출은 몇 가지 규칙에 따라 버려지게 되는데 아무 곳에서나 항공유를 방출할 경우 민가나 사람들, 동식물 등에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사람이 살지 않는 바다나 벌판 상공에서만 버릴 수 있도록 비상 구역이 정해져 있으며, 방출되는 고도도 최소 6,000피트 이상에서만 방출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항공유의 경우 휘발유와 같이 휘발성이 강하므로 보통은 방출됨과 동시에 공기 중에 기화되어 사라진다.
하지만, 연료의 강제 방출도 아무 때나 하는 것은 아니다.
방출할 때 비행기의 항로에 위치해 있으면 방출을 못 하는 데 이는 항로에 연료를 방출하면 뒤따라오는 항공기에 피해를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선회하는 도중에도 연료를 방출할 수 없다.
이는 비행기가 선회하면서 연료를 방출하면 착륙을 시도하는 도중에 항공기에 묻어 비상 착륙 시 화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연료의 방출도 모든 탱크가 완전히 비워질 때까지 방출하는 것이 아니라 보통 착륙 허용 중량에 이를 정도까지만 방출한다.
민간 비행기가 이런 식으로 무게를 맞춰 비상 착륙을 한다면 군용기는 어떻게 무게를 맞추게 될까? 군용기는 비상 착륙을 해야 할 경우 연료와 외부 장착된 무기를 모두 버려 무게를 맞춘다.
이는 안전한 비상 착륙과 함께 외부 장착된 무기들이 비상 착륙 시 폭발하는 것을 사전에 막기 위해서다.
이 때문에 전시에는 장착된 미사일과 폭탄은 모두 소진한 후 귀환하게 되며 평시는 별도의 사격장이나 안전한 곳에 미사일과 폭탄을 투하하고 나서 비상 착륙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