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가 날아다니는 하늘길은 몇 차선일까

자동차가 다니는 도로는 왕복 2차선부터 통행량이 많은 곳에는 왕복 16차선까지 다양하다.

그렇다면, 비행기가 다니는 하늘길은 어떨까? 비행기가 다니는 하늘길도 오가는 길이 따로 정해져 있고 통행량이 많은 곳이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비행기가 날아다니는 항공로도 자동차 도로처럼 여러 차선으로 이뤄졌을까?

정답부터 말하자면 ‘그렇다’이다.

자동차 도로는 두 지점 사이를 연결하는 길과 일정한 폭을 가진 면(面)으로 구성돼 있으나 대부분은 하나의 층으로 돼 있다.

반면 항공로는 공항과 공항 사이를 연결하는 하늘길과 일정한 폭(幅)을 가지며, 도로와는 달리 일정한 높이를 가지는 사각형으로 상자모양을 한 터널처럼 돼 있다.

비행기도 자동차처럼 출발 공항에서 목적 공항까지 여러 개의 차선, 즉 항공로를 이용할 수 있다.

또 같은 항공로를 이용할 때는 비행기끼리 출발시간을 달리하기 때문에 서로 겹치지 않고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항공로는 어떻게 결정되는 것일까?

우선 우리나라 항공로의 최저 비행 고도는 약 8000피트(약 2438미터)다.

따라서 그 이상의 고도에서만 항공로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항공로의 차선 즉, ‘비행층수’는 비행기가 비행하고자 하는 비행방향으로 결정된다.

지구자기장의 북극인 자북(磁北)을 기준으로 출발지에서 목적지로 향하는 비행방향이 0~179도 안에 포함되면 보통의 경우 8000피트 이상 1000 피트 단위의 홀수고도에서 비행하고, 180~359도까지는 1000피트 단위의 짝수고도에서 비행하도록 정해져 있다.

김포공항에서 제주공항으로 비행하는 비행기를 예로 들어보자.

김포에서 출발하는 항공기가 항공로를 따라 비행할 경우 자북을 기준으로 하면 비행방향이 약 190도 정도다.

이 경우 2만 피트, 2만 2000피트, 2만 4000피트 순으로 1000피트 단위의 짝수고도로 비행하게 된다.

반대로 제주공항에서 김포공항으로 항공로를 따라 비행하는 경우 비행방향이 약 10도 정도가 돼야 하기 때문에 2만 1000피트, 2만 3000피트, 2만 5000피트 순의 1000피트 단위의 홀수고도에서 비행한다.

하루에도 수천 대의 항공기가 안전을 위해 질서정연하게 비행한다.

이는 지상의 도로와 마찬가지로 하늘의 조종사가 일정한 교통규칙을 지켜 운항하기 때문이다.

만약, 비행기가 정해진 항로를 따르지 않고 조종사가 원하는 대로만 운행한다면, 자동차 교통사고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대형의 인명·재산 피해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비행기 조종은 그야말로 엄격한 규정과 지시의 준수가 필수적이다.

글 : 푸른하늘 편집부 도움말 : 안진섭 국토해양부 항공교통센터 관제기획계장

2010년 1월 28일

비행기가 그리는 그림이 있다

맑은 날 하늘을 올려다보면 하얗게 선을 그리며 날아가는 비행기를 볼 수 있다.

하늘에 선명하게 새겨진 선은 마치 비행기가 그려놓은 그림 같다.

비행기가 그리는 그림의 정체는 바로 구름, 비행운이다.

비행운은 항공기가 맑고 차갑고 습기가 많은 하늘을 날 때 만들어지는 긴 줄 모양의 구름이다.

비행운의 종류는 배기운(exhaust trail), 공기역학운(aerodynamic trail), 소산운(dissipation trail) 이렇게 3가지다.

배기운은 주로 작은 물방울이 쉽게 증발하지 않고 얼어 버릴 정도로 높은 고도인 약 8,000m 이상에서 생긴다.

이 고도에서 대기온도는 보통 영하 38도인데, 제트엔진을 가진 비행기가 내뿜는 고온의 배기가스가 찬 공기와 섞이면 주변의 수증기와 합쳐진다.

이때 작은 물방울이 만들어지는데, 주변 온도가 낮아 금방 얼게 된다.

이 얼음알갱이들이 모여 비행기 구름이 되는 것이다.

비행기가 습도가 높은 공기 중을 비행하면 공기역학적으로 압력이 줄어드는 감압현상이 일어나기도 하는데 이때 수증기가 물방울이 되기도 한다.

압력 변화가 심한 양 날개의 끝에 생기는 비행운이 공기역학운이다.

하지만 이 비행운은 곧 증발해 사라져 버린다.

소산운은 앏은 구름층에 비행기가 지나가면서 틈을 만들어서 생기는 현상이다.

배기가스의 열 때문에 공기가 가열되면 구름이 증발하기 때문이다.

이 현상이 일어나려면 구름이 얇고 비교적 따뜻한 곳이라 한다.

비행기는 보통 대기온도가 차가운 높은 고도에서 날아다니므로 이 현상을 관측하기 어렵다.

비행운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흩어지거나 증발해 사라진다.

하지만 비행기가 그린 그림은 오랫동안 유지된다.

이 그림은 비행기구름이 아닌 ‘연기’를 이용해 그린 것이기 때문이다.

비행기들은 에어쇼를 보러 온 관람객을 위해 여러 색의 연기로 그림을 그린다.

비행기구름의 정체를 알고 난 지금, 비행기구름을 보며 아름답다는 생각과 함께 높은 고도의 대기온도와 습도 등 과학적 원리도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글 : 푸른하늘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