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정지궤도위성시대로 간다

오는 6.

24일, 우리나라가 국제협력을 통해 만든 첫 정지궤도 위성인 ‘천리안’(통신해양기상위성)이 발사될 예정이다.

‘천리안’ 발사가 성공하면 이제 우리나라도 정지궤도위성시대에 들어선다.

세계에서 10번째로 정지궤도위성을 만들어 올린 나라이자 7번째로 독자 기상위성을 보유한 나라가 되는 것이다.

이미 활동하고 있는 무궁화위성 3호와 5호, 한별 위성도 우리나라의 정지궤도위성이다.

하지만 이들은 외국에서 구입한 거라 우리 연구진이 참여해 만든 정지궤도위성은 아니며, 그런 의미에서 국내 연구진이 국제협력을 통해 만든 정지궤도위성으로는 천리안이 최초라고 볼 수 있다.

아쉽게도 인공위성의 발사는 아직 우리의 힘으로 하지 못해 유럽우주기구(ESA)의 ‘아리안5호 로켓의 도움을 받는다.

비행기가 다니는 항로나 배가 다니는 수로가 있듯이 우주에도 위성이 다니는 궤도가 있다.

사실 하늘과 바다에는 길이 없지만, 시간과 연료비를 줄이려고 사람들이 정해놓은 길이 있다.

위성도 특별한 목적을 위해 다닐 길이 필요한데, 정지궤도는 지구 주변을 다니는 위성의 여러 길 중 활용도가 가장 좋은 ‘황금 궤도’다.

위성이 지구 중력을 이기고 계속 궤도에 머물면서 회전하려면 매우 빠른 속도로 끊임없이 움직여야 한다.

지구에서 멀어질수록 중력도 적어지므로 200km의 궤도에서는 초속7.7km로, 고도 1000km의 궤도에서는 7.3km로 속도가 줄어든다.

이에 위성이 지구를 한 바퀴 도는 주기도 지구에서 멀어질수록 길어진다.

고도 200km를 도는 인공위성의 주기는 1시간 28분 20초가 되고, 고도가 1000km로 높아지면 1시간 44분 57초가 된다.

1945년 영국의 아서 C 클라크는 이런 위성의 주기에 관심을 가졌다.

특히 클라크는 위성이 적도 위에 고도 3만 5786km(이하 3만 6000km로 표시)를 돌게 되면 그 주기가 23시 56분 4초로 지구의 자전시간과 같아진다는 점에 주목했다.

위성의 주기가 지구의 지전 속도와 같다면 지구의 한 지점을 관찰할 때 움직이지 않고 정지한 것처럼 보인다.

따라서 이 궤도를 도는 인공위성에 통신장치를 설치하면, 빠르게 움직여 금방 지평선으로 사라지는 낮은 궤도의 위성보다 안정적으로 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게 클라크의 생각이었다.

클라크의 예견처럼 현재 대부분의 통신위성은 이 정지궤도에 위치하고 있다.

클라크 궤도라고도 부르는 이 정지궤도의 유용성은 기상위성에도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우주에서 급격하게 변하는 기후를 관찰하기 위해서는 위성이 필요한 지역을 꾸준히 살펴봐야 한다.

따라서 정지궤도는 기상위성에게도 매우 중요한 궤도다.

우리의 천리안이 통신과 해양, 기상의 3가지 임무를 함께 수행할 수 있는 것도 정지궤도를 도는 덕분이다.

정지궤도라 불리지만 모든 것이 정지해 있는 것은 아니다.

위성이 초속 약 3km, 즉 시속 약 1만 1000km의 초고속으로 움직여야만 이 궤도에 있을 수 있다.

또 지구가 완전히 둥근 모양이 아니라 정지위성이 지구에서 받는 중력 방향은 지구의 중심과 약간 어긋난다.

따라서 위성은 동쪽이나 서쪽으로 조금씩 이동한다.

지구에 비해 작긴 하지만 달이나 태양의 중력도 정지위성에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위성이 남북방향으로 움직이기도 한다.

결국 정지위성이 정지한 상태로 보이기서는 끊임없이 움직여야만 하는 것이다.

이렇게 정지궤도를 유지하기 위해 사용되는 연료의 양은 정지위성의 수명을 결정짓는 큰 요소 중 하나기도 하다.

정지궤도 위성들의 수명은 평균 12년 정도 되는데 천리안 위성은 복합임무 위성으로써 광학기기의 수명을 고려하여 약 7년 정도 정지궤도를 유지할 수 있는 연료가 채워져 있다.

수명을 다한 정지궤도위성은 수명을 다하기 직전 연료를 이용해 다른 궤도로 이동한 뒤 폐기된다.

정지궤도에는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약 700개의 방송통신위성이 있다.

또 기상과 지구를 관측하기 위한 위성이 약 20개 정도 발사됐고, 정찰이나 조기경계경보와 같은 군사위성도 약 20여개 쏘아 올려졌다.

이중에 약 190여개의 위성이 현재 활동이다.

정지궤도는 원둘레가 2만 6500km나 돼 비교적 여유 있는 공간이다.

하지만 위성을 사용하려는 사람들이 사는 지역은 비교적 밀집돼 있다.

그래서 정지궤도 소유 때문에 국가 간에 다툼이 일어나기도 한다.

위성이 서로 너무 인접하면 전파장애가 발생하기 때문에 정지궤도를 둘러싼 국가 간 다툼은 국제전기통신연합에서 조정하고 있다.

우리나라 ‘에어택시’의 정체는 무엇

미국이나 캐나다에 가면 공항 간의 이동을 위한 소형항공기를 만날 수 있다.

4~8명의 사람만 타고 목적지로 이동하는 것이 택시와 비슷하다고 해서 ‘에어택시’(Air-Taxi)라 불린다.

이 항공기는 특히 미국의 아스펜 등의 관광지에서 이용이 활발하다.

필요할 때마다 비행기를 띄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도 지난해 11월부터 ‘에어택시’라 불리는 항공기가 운항 중이다.

한 번에 탈 수 있는 최대 승객 수는 18명이고, 승객이 예약하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공항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이 항공기를 이용하면 서울에서 강원도까지 40분 만에 이동할 수 있고, 부산에서 강원도까지도 1시간 10분 만에 도착 가능하다.

자동차로 서울에서 강원도까지는 3시간, 부산에서 강원도까지는 5시간이 이상 달려야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엄청나게 빠른 속도다.

그래서 이용객들의 호응도 좋은 편이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이 항공기는 ‘에어택시’가 아니다.

‘에어택시’는 승객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로 이동할 수 있는 항공기를 뜻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에어택시’라고 부르는 항공기는 서울 김포공항과 강원도 양양공항, 부산 김해공항과 양양공항처럼 정해진 노선을 약속된 횟수만큼만 다닌다.

바로, ‘에어택시’가 아닌 ‘소형운송항공기’인 것이다.

이런 종류의 항공기는 제트여객기가 아니라 제트엔진을 30%, 프로펠러를 70% 활용해 동력을 얻는 터보플럽형 여객기다.

덕분에 기름값이 적게 들고 엔진이 꺼져도 활공할 수 있어 공항이 아니라도 적당한 활주로만 있으면 뜨고 내릴 수 있다.

엔진의 소음이 있고 편안함도 제트여객기보다는 떨어지지만, 운항요금이 싸고 안전성도 높다는 장점이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의 소형운송항공기는 양양공항을 중심으로 화·목·금·토·일요일 5일간 운행되고 있다.

김해-양양 구간은 화․목․금요일에 하루 2회, 김포-양양 구간은 5일간 하루 1회씩 왕복한다.

항공기를 해외여행 등 장거리 이동시에만 이용한다는 고정관념에서 점차 벗어난다면, 이런 소형운송항공기가 더 늘어나게 되지 않을까?

도움 : 이달주 한국공항공사 양양지사장 글 : 박태진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카리스쿨(http://www.karischool.re.kr/) “푸른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