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선이 동쪽으로 발사되는 이유

전 세계적으로 우주선을 발사할 때 각 국가별로 다양한 우주기지에서 여러 종류의 로켓과 우주선들이 사용되지만, 똑같은 한가지가 있다.

그것은 바로 대부분의 로켓들이 동쪽을 향해 발사된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왜 모든 로켓은 동쪽을 향해 발사하는 것일까? 해가 지는 서쪽이나 북쪽, 또는 따뜻한 남쪽으로 발사할 수도 있는데 왜 꼭 동쪽으로만 발사하는 것일까?

우주선 모두를 동쪽으로 발사하는 데는 아주 중요한 원리가 숨어 있다.

그것은 바로 지구의 자전이 동쪽으로 회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니 지구의 자전 방향과 우주선의 발사 방향에는 무슨 상관이 있기에 우주선을 동쪽으로만 발사하는 것일까?

자, 좀 더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집에 있는 지구본을 들고 한번 살펴보기로 하자.

지구는 동쪽으로 자전하는데 이때 지구의 자전하는 속도는 대략 시속 1,666km 정도 된다.

즉 우리가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이때도 독자 여러분은 시속 1,666km의 속도로 동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1,666km의 속도는 지구의 적도를 기준으로 하는 속도이기 때문에 북위 35~40도 사이에 위치 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이보다 조금 속도가 떨어진 1,314km 정도 된다.

미국의 우주선들이 발사되는 플로리다 존 F.

케네디 우주센터는 위도 28.5도 정도에 위치하고 있으며 존 F.

케네디 우주센터에서의 자전 속도는 시속 1,466km 정도 된다.

그렇다면, 이렇게 자전 방향과 속도가 중요한 까닭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우주선의 속도에 지구의 자전 속도를 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야구공을 아무리 힘껏 던져도 미국 메이저 리그에서 투수로 활동 중인 박찬호 선수의 공 속도인 시속 150km를 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시속 300km로 달리고 있는 KTX에서 여러분이 공을 시속 10km 정도의 속도로 던진다면 KTX의 속도 300km에 여러분이 던진 공의 속도인 10km가 더해져 여러분은 시속 310km라는 광속도의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지구의 자전 방향인 동쪽으로 우주선을 발사시키면 해당 위도의 자전 속도와 우주선의 속도가 더해져 우주선은 그만큼 더 빠른 속도를 낼 수 있으며 이는 우주선이 그만큼의 속도를 내기 위한 연료를 탑재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실제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미국 우주 왕복선의 발사 속도는 발사 후 8분이 지나면 시속 약 27,358km까지 오르게 되는데 이때 적도 부근에서 발사하는 우주선의 경우 이 속도에 지구 자전 속도인 시속 1,666km의 속도를 추가로 더 얻게 되며 플로리다의 존 F.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되는 우주선의 경우 1,466km 정도의 속력을 덤으로 얻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동쪽이 아닌 지구 자전의 반대 방향인 서쪽이나 남쪽, 또는 북쪽으로 로켓을 발사한다면 시속 1,666km라는 공짜 속도는 얻을 수 없다.

서쪽으로 발사하는 경우 실제 속도에서 1,666km의 속도를 빼야 하기 때문에 무척이나 비능률적인 발사가 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어느 나라가 가장 효율적으로 우주선을 발사하고 있으며 어느 나라가 가장 비효율적으로 발사하고 있는 것일까?

가장 효율적으로 우주선을 발사하는 나라는 프랑스다.

프랑스의 아리안 로켓 발사장은 위도 5도 부근에 있는 남아메리카 프랑스령인 기아나에 있어 지구 자전의 힘을 가장 잘 이용하고 있다.

러시아는 영토 대부분이 북위도에 있어 지구 자전의 힘을 잘 이용하지 못한다.

러시아 소유즈 로켓의 발사 장소인 바이코누르 우주 기지의 위도는 45.9도로 이곳의 자전 속도는 시속 1,160km 정도다.

그리고 가장 비효율적인 발사를 하는 나라는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은 서쪽 지중해를 뺀 나머지 3면이 내륙으로 둘러싸여 있는데다가 주변국과 사이가 좋지 않아서 부득이하게 서쪽 지중해로 로켓을 발사한다.

이스라엘의 주 발사장이 있는 곳은 위도 31.5도 부근에 있는 네게브 사막의 팔마췸(Palmachim) 공군기지인데, 이곳의 자전 속도는 시속 1,422km로 이스라엘의 경우 우주선을 발사할 때 시속 1,422km의 속도만큼의 에너지를 허비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은 자국의 우주선을 발사할 때 군사위성이 아닌 경우만 빼고 대부분 프랑스의 아리안 로켓 발사 기지나 러시아의 바이코누르 우주 기지를 빌려 사용하고 있다.

우주선의 위치를 잡아주는 자이로스코프..그 원리는 팽이!

비행기나 우주선, 인공위성에 필수로 들어가는 장비 가운데 하나가 바로 자이로스코프다.

자이로스코프는 비행기나 우주선의 경사각이나 자세 제어를 하는 데 사용되는 장비로 주로 3차원으로 이동하는 물체의 자세 제어에 이용된다.

이 때문에 만약 자이로스코프가 고장이 나면 비행기나 우주선은 자신의 정확한 자세를 파악할 수 없어 안정된 비행을 할 수 없다.

예를 들어 허블망원경과 같이 어느 기준점을 향해 위성의 위치를 자주 바꿔야 하는 위성의 경우 자이로스코프가 없다면 위성이 어느 방향으로 얼마만큼 움직여야 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정확한 자세를 잡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런 이유 때문에 내년 초 예약되어 있는 허블망원경 수리 미션의 경우 고장 난 자이로스코프의 교체가 주요 수리 미션 가운데 하나일 정도로 비행기나 우주선에서 자이로스코프는 매우 중요하다.

이처럼 중요한 장비인 자이로스코프는 의외로 매우 간단한 원리로 작동된다.

자이로스코프는 회전하는 팽이가 가진 각운동량 보존 법칙을 활용한 것으로 그 구조는 회전하는 팽이, 원판이 어느 방향으로든 자유롭게 회전할 수 있도록 짐벌이라고 말하는 수평 유지장치에 놓여 있는 형태다.

짐벌은 수직 고리와 수평 고리로 되어 있으며 회전하는 팽이의 축은 언제나 짐벌 위에 놓여 있게 된다.

이때 원판을 특정 방향을 향하게 한 뒤 회전시키면 원판은 어떤 상황에서도 늘 그 방향만을 가리키게 된다.

즉 원판의 축을 지지하고 있는 짐벌을 위, 아래 또는 뒤집거나 거울이거나 아무 방향으로 회전하여도 원판은 늘 언제나 같은 방향만을 가리킨다.

이것을 우주선에 적용하면 우주선이 그 어떤 움직임을 보이더라도 특정 위치로 회전시킨 원판 즉 자이로스코프는 늘 같은 방향을 가리키기 때문에 쉽게 방향과 자세를 제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특히 자이로스코프의 이런 움직임은 중력이나 자기장의 영향도 받지 않기 때문에 그 신뢰도가 매우 크다 볼 수 있다.

현재 자이로스코프는 비행기나 우주선뿐만 아니라 잠수함, 선박과 같이 움직이는 대형 물체에 사용되고 있으며 미사일이나 탱크의 포 조준 등과 같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원하는 자세를 제어하는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