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조용히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자연의 하나처럼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서둘러 고독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고

기다림으로 채워간다는 것입니다.

비어 있어야 비로소 가득해지는 사랑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평온한 마음으로 아침을 맞는다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것은

몸 한쪽이 허물어지는 것과 같아

골짝을 빠지는 산울음소리로

평생을 떠돌고도 싶습니다.

그러나 사랑을 흙에 묻고

돌아보는 이 땅 위에

그림자 하나 남지 않고 말았을 때

바람 한 줄기로 깨닫는 것이 있습니다.

이 세상 사는 동안 모두 크고 작은 사랑의 아픔으로

절망하고 뉘우치고 원망하고 돌아서지만

사랑은 다시 믿음 다시 참음 다시 기다림

다시 비워두는 마음으로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랑으로 찢긴 가슴은

사랑이 아니고는 아물지 않지만

사랑으로 잃은 것들은

사랑이 아니고는 찾아지지 않지만

사랑으로 떠나간 것들은

사랑이 아니고는 다시 돌아오지 않지만

비우지 않고 어떻게 우리가

큰 사랑의 그 속에 들 수 있습니까

한 개의 희고 깨끗한 그릇으로 비어 있지 않고야

어떻게 거듭거듭 가득 채울 수 있습니까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평온한 마음으로 다시 기다린다는 것입니다.

여린 가지

여린 가지

가장 여린 가지가 가장 푸르다.

둥치가 굵어지면 나무껍질은 딱딱해 진다.

몸집이 커질수록 움직임은 둔해지고

줄기는 나날이 경직되어 가는데

허공을 향해 제 스스로 뻗을 곳을 찾아야 하는

줄기 맨 끝 가지들은 한 겨울에도 푸르다

모든 나무들이 자정에서 새벽까지 견디느라

눈비 품은 잿빛 하늘처럼

점점 어두운 얼굴로 변해가도

북풍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가지는

살아 움직이기 때문에 엄동에도 초록이다.

해마다 꽃망울은 그 가지에 잡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