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우주 분야에 꼭 필요한 금속을 꼽으라면 비행기나 우주선 몸체는 물론이고, 로켓의 연료 등 다양한 분야에 고루 이용되고 있는 ‘알루미늄’을 빼놓을 수가 없다.
‘알루미늄’ 가벼우면서 여러 형태로 변신이 가능하다기 때문에 ‘카멜레온 금속’이라고도 불린다.
‘알루미늄’은 지구 표면의 약 8%를 구성하고 있어 산소와 실리콘 다음으로 풍부한 원소다.
자연 상태에서는 여러 물질과 혼합돼 있어 생산하기 어려웠지만, 1800년대 중반 전기분해로 ‘알루미늄’을 생산할 수 있게 됐고, 이후 1966년 대량생산의 길이 열리면서 산업적으로 다양하게 사용되기 시작했다.
구리보다는 3배 이상, 철보다는 2.9배 가벼운 ‘알루미늄’은 높은 고도에서 빠르게 날아야 하는 비행기를 만드는데 유리하다.
하지만 그 자체로는 강도가 약하기 때문에 비행기를 만드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독일 화학자 빌름이 알루미늄과 구리, 마그네슘, 망간으로 이뤄진 합금을 만들었다.
‘두랄루민’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합금은 가볍고 단단해 항공 산업에서 없어서는 안 될 소재가 됐고, 대형비행기의 발전에도 큰 도움을 줬다.
우주왕복선이나 인공위성을 발사하는 데도 ‘알루미늄’의 역할은 크다.
‘알루미늄’ 가루가 고체연료로 사용되면서 우주로 나갈 수 있는 추진력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금속은 입자가 작아지면 고온에서 연소하고, 폭발성도 커진다.
이와 같은 원리로 ‘알루미늄’ 가루는 다른 금속에 비해 같은 무게에서 발휘할 수 있는 에너지가 커 로켓 연료에 ‘알루미늄’을 첨가하면 10~20% 정도 추진력이 높아진다.
즉, 적은 연료로 더 먼 거리를 갈 수 있게 되므로 우주연료로는 안성맞춤인 셈이다.
‘알루미늄’은 현재 로켓의 추진제로 쓰이고 있고, 우주왕복선이 발사되는 과정에서 알루미늄 분말이 연소되면서 발생하는 산화알루미늄 가루를 볼 수 있다.
카운트다운이 끝나고 인공위성이 발사되기 직전 보이는 하얀 구름이 바로 ‘알루미나’라는 가루다.
최근 미국에는 물과 알루미늄를 혼합해 얼린 로켓 연료를 개발했다.
‘알루미늄-아이스’라고 불리는 이 물질은 물과 알루미늄만 사용하기 때문에 로켓을 쏘아올릴 때 수소와 알루미나만 발생한다.
따라서 기존의 연료를 사용할 때 염화수소가 발생하는 것보다 친환경적이며, 달 과 같이 물이 있는 행성에서 연료를 직접 제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글 : 박태진 과학칼럼니스트
2010년 1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