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영화 속에 등장하는 우주선들은 일반 비행기처럼 대기권에서 비행을 하기도 하고, 우주에서 비행을 한 뒤 다시 지상으로 우아하게 착륙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가 실제로 보는 우주선은 영화에서와 달리 로켓을 이용해 수직으로 올라갈 뿐, 비행기처럼 사뿐히 이륙하거나 착륙하는 모습은 볼 수 없다.
다만 미국의 우주왕복선이 비행기처럼 날개를 달고 착륙은 하지만 영화에서처럼 멋지게 나는 모습은 볼 수 없다.
정말 우주선과 비행기의 장점을 모아 지상과 우주를 넘나드는 비행체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할까?
물론, 현재는 불가능해 보이지만, 머지않아 우주와 지상을 비행하는 새로운 비행체가 등장할 것으로 기대 된다.
지난해 10월 미국항공우주국은 X-43B라고 이름 붙여진 극초음속(소리속도의 5배 이상 낼 수 있는 것을 극초음속이라 한다) 무인시험비행기의 비행 실험을 통해 마하 10의 속도를 내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 X-43B는 깔때기 모양의 엔진을 통해 빠른 속도로 유입된 압축 공기로 연료를 연소시켜, 대기 중에서 로켓과 같은 엄청난 추진력을 만들어 낸다.
만약, 이 기술이 실현되면 우리는 지구 어느 곳이든 2시간 이내로 비행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 기술을 응용해 우주선을 만든다면 우주선의 발사 비용도 현재의 1/10 이하로 줄어들어, 머지않아 지상과 우주를 비행하는 새로운 형태의 항공기가 등장할 것이라 예측 된다.
사실 미국항공우주국이 우주와 지구 대기권에서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항공기 겸용 우주선을 연구하기 시작한 것은 이미 1950년대 말부터였다.
그 최초의 결과가 바로 M2-F1이라고 불렸던 유인 항공기 겸용 우주선, 즉 ‘리프팅 바디’였다.
보통 비행기는 날개를 통해 양력을 얻지만, 우주선은 이런 날개는 필요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매우 위험하다.
이는 우주선이 우주에서 지구로 들어올 때 공기와의 마찰로 인해 엄청난 열이 발생되는데, 만약 우주선이 큰 날개를 가지고 있다면, 마찰열 때문에 날개가 파손되면서 우주선이 매우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대기권과 우주를 넘나드는 것이 가능한 항공기 겸용 우주선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런 위험한 상황을 만들 수 있는 날개를 없애야 한다.
이런 이유로 우주왕복선을 제외하고 현재 운용 중인 모든 미국항공우주국 우주선에는 날개가 없다.
다만 문제는 날개 없이도 대기권에서 충분한 양력을 얻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항공우주국은 M2-F1을 만들었고, 지난 8월 1960년대에 촬영한 M2-F1의 실험 사진을 공개했다.
M2-F1은 1962년 NASA 산하 드라이든 항공연구센터(Dryden Flight Research Center)에서 처음 고안된 것으로, 그 구조는 철로 만들어진 원통형의 내부에 합판으로 외부 모형을 만든 형태다.
그 당시, 이 비행체는 우주에서 대기권으로 재진입하여 비행기처럼 수평으로 착륙하는 방법으로 고안되었는데, 날개가 없기 때문에 지구로 돌아올 때 공기와의 마찰로 일어나는 엄청난 열에 대한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었다.
또한 우주선 본체의 모양이 완만한 곡면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어느 정도의 양력도 발생했다.
하지만 M2-F1은 ‘리프팅 바디’의 원리를 연구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 우주에서 실험되지는 않았다.
대신, 처음에는 지상에서 자동차에 연결하여 양력 실험을, 뒤에는 해군 수송기에 실려져 공중에서 실험되었다.
당시 M2-F1은 고도 3,660m에서 C-47 수송기에 연결된 밧줄을 끊고 시속 66km/h의 속도로 하강하다, 지상 300m 지점에서 기수를 20도 정도로 앞으로 기울여 최고 240km/h의 속도까지 가속한 뒤 지상 60m 지점에서 엔진을 점화하여 부드러운 착륙에 성공했다.
M2-F1은 1963년 8월 16일부터 1966년까지 8월 16일까지 3년 동안 총 77번의 비행실험과 400번의 지상 실험을 통해 항공기 겸용 우주선에 필요한 많은 자료를 만들어냈다.
M2-F1의 성공적인 실험을 바탕으로 미국항공우주국은 M2-F2, HL-10, X-24등 다양한 리프팅 바디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그리고 그 결과들은 우주왕복선 제작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M2-F1과 비슷한 형태의 리프팅 바디들은 그 후에도 계속 연구, 개발되었으나, 리프팅 바디에 사용되는 가벼운 복합소재의 연료탱크 개발에 실패하면서, 결국 2001년 3월 미국 나사와 록히드마틴사는 당시 최첨단 리프팅 바디 형태의 우주선 계획이었던 X-33 프로그램을 중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