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에너지로 날아오르다! 솔라 임펄스

2009년 12월 3일 인류 최초의 태양에너지 비행기, 솔라 임펄스 HB-SIA가 날아올랐다.

6년간 솔라 임펄스(Solar Impulse)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스위스의 모험가 베르트랑 피카르는 하늘로 떠오른 비행기를 보며 감격했다.

스위스 취리히 근처 두벤도르프 공군기지의 활주로에서 진행된 이번 비행의 의미는 남다르다.

솔라 임펄스 HB-SIA는 이번에 400m를 비행하는데 성공했는데, 이는 라이트 형제가 1903년 세계 최초로 하늘로 날렸던 플라이어가 비행한 260m보다 훨씬 긴 거리다.

플라이어 이후 100년이 넘는 시간동안 비행기술이 꾸준히 발전했고, 이번 태양에너지 비행기의 시험 비행이 성공한 것을 보면 앞으로 이러한 차세대 비행기가 충분히 발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한 피카르는 1992년 대서양 횡단 기구 경주에서 우승하고, 1999년에 열기구로 세계 일주에 성공한 인물.

그는 즐겁게 모험했지만 기구를 띄우는데 무려 4톤의 가스가 사용됐다는 사실을 알고 괴로워했다.

왜냐하면, 가스는 현재 지구에서 사라지고 있는 화석연료인데다 사용하는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유발해 환경을 오염시키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적은 에너지로, 환경오염 없이 비행할 방법을 고민하다가 태양에너지 비행기를 떠올리게 됐다.

그가 2003년에 처음으로 태양에너지 비행기를 만들고자 했을 때는 그저 단순한 아이디어 수준이었다.

하지만 에너지와 환경오염 문제에 공감한 과학자들과 스위스 기업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면서 막연할 것만 같았던 생각이 서서히 윤곽을 갖춰갔다.

기름 한 방울 쓰지 않고 지구를 한 바퀴 돌겠다는 피카르의 꿈이 구체적인 현실화 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가 구상한 태양에너지 비행기는 날개 전체에 태양전지판을 부착하는데, 이것이 태양열을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전기에너지가 4개의 프로펠러를 돌려 비행기를 위로 뜨게 하고, 남은 에너지는 리튬전지에 저장되도록 설계되었는데, 낮 동안 저장된 전기는 태양이 없는 밤에도 비행기를 운항할 수 있게 한다.

이번에 시험 비행한 솔라 임펄스 HB-SIA의 날개 길이는 63.4m이며, 이는 비행기 몸체에 비해 긴 편인데, 그 이유는 날개가 길수록 태양빛을 받기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각각의 날개에는 1만 2천개의 태양전지를 장착해 평균 6kW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게 한다.

솔라 임펄스 프로젝트의 최종판인 HB-SIB의 날개길이는 이보다 더 긴 80m 정도로 설계될 예정이다.

솔라 임펄스의 전체 무게는 자동차와 비슷한 2톤 정도로 몸체를 비롯해 모든 부품이 아주 작고 가볍다.

이것은 무게가 많이 나갈수록 소모되는 에너지가 늘어나기 때문에 가벼운 소재를 사용해 전력 소모를 줄이려 한 것이다.

그래서 솔라 임펄스는 거대한 크기를 가졌지만 무게는 아주 가벼운 비행기에 속하며, 덕분에 에너지를 적게 사용하면서 하늘을 날 수 있는 장점을 가진다.

솔라 임펄스는 낮에는 고도 1만 2000m에서 날다가 밤에는 고도 3000m로 낮게 비행한다.

이는 햇빛의 강도에 따라 고도를 조절함으로써 낮에는 최대한 많은 전력을 생산하고 밤에는 전력소비를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솔라 임펄스는 일출 이후, 고도 3000m에서 조금씩 상승해 최대 1만 2000m까지 올라갔다가 날이 어두워질수록 하강해 3000m로 내려오는 형태의 비행을 하는 것이다.

높은 고도에서 낮은 고도로 내려올 때는 글라이더처럼 공기의 흐름을 타고 미끄러져 내리므로 최소에너지로 날 수 있으며,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 할 수 있다.

연구팀은 솔라 임펄스 HB-SIA 모델로 비행거리를 늘려 한 차례 더 시험비행을 한 뒤 대서양 횡단에 성공하면, 2012년경 HB-SIB 모델로 세계 일주에 나설 예정이다.

세계 일주는 2명의 조종사가 3~4일씩 비행한 뒤 잠시 착륙해 바톤을 터치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며, 4주 동안 북반구의 모든 대륙을 거치게 된다.

만약 이 프로젝트가 성공할 경우 친환경 항공기로 세계 일주를 하고자했던 피카르의 꿈이 이뤄지는 것이다.

물론 이런 가능성만으로 온실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교통수단이나 초절전형 개인 항공기 등을 생각하기는 아직 이르다.

지금까지 만들어진 태양에너지 비행기는 시속 70km 정도로 속도가 너무 느리고, 제작비가 비싸기 때문이다.

하지만, 항공기 날개에 충전되는 아주 작은 태양에너지로 세계를 여행할 수 있다는 사실은 기술의 발전이 에너지 절약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를 알려주는 것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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