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속의 탄생을 도운 ‘경계층 이론’

강력한 엔진을 가진 항공기는 아주 빠른 속도로 날 수 있다.

이때 항공기 동체와 날개 주변의 공기도 아주 빠르게 흘러가게 된다.

문제는 항공기가 빨리 나가려고 할수록 공기도 더 큰 힘으로 항공기를 반대 방향으로 밀게 되는 것이다.

날개 표면에서 공기의 저항력이 높아지게 되면, 원래 공기가 흐르던 리듬이 깨져 날개 표면에서 소용돌이가 일어난다.

소용돌이가 생기면 날개의 위와 아래의 공기 압력 차이가 커지므로 항공기를 떠올리는 힘인 양력이 줄어든다.

이런 현상을 ‘실속(Stall)’이라고 하는데, 이 현상이 나타나면 항공기는 추락하게 된다.

그래서 초음속 항공기를 개발할 때는 강력한 엔진과 함께 공기역학적 설계도 필요하다.

공기의 흐름에 맞춰 날개 길이나 모양을 결정하고, 아울러 소용돌이 발생도 줄일 수 있도록 항공기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항공기를 이렇게 설계하도록 도움을 준 것이 바로 ‘경계층 이론(Boundary Layer)’이다.

경계층 이론은 독일의 루드비히 프란틀에 의해 알려져 지속적으로 연구됐다.

프란틀은 공기나 물과 같은 유체에서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모양이 유선형이라는 것을 알아내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그는 물과 공기 같은 유체는 다른 물체와 만나면 달라붙는 성질, 즉 점성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점성 때문에 비행기 표면에 흐르는 공기는 속도가 느려지고, 표면과 만나지 않는 공기는 일반적인 속도로 흐르게 된다.

이런 속도 차이가 소용돌이나 불규칙한 공기 흐름을 만드는 것이다.

이런 속도 차이를 구별하는 구역이 바로 ‘경계층’이다.

프란틀은 물체의 모양에 따라 유체의 점성이 달라진다고 생각해, 유선형이 유체 속에서 활동하기 가장 좋다는 점을 알아냈다.

이후 경계층의 범위를 계산할 수 있는 방법이 고안돼 소용돌이 같은 불규칙한 공기 흐름이 발생하는 부분이 어디인지, 또 이를 대비하기 위해 필요한 모양이 무엇인지 더 자세히 알 수 있게 됐다.

글 : 양길식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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