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안 위성이 ‘천이궤도’(Transfer Orbit)에 정상적으로 진입했고, 성공적인 교신이 이뤄졌습니다.”
6월 27일,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우주센터에서 발사된 천리안 위성의 천이궤도 진입 성공소식이 들려왔다.
발사 후 38분 뒤에 호주 동가라 지상국과 교신하며, ‘천이궤도’에 진입한 것을 알린 것.
앞으로 2주 정도가 지나면 최종 목표 궤도인 동경 128.2도, 북위 36도 상공 36,000km에 오르게 된다.
그런데 ‘천리안’은 왜 한 번에 목표궤도로 진입하지 않고 ‘천이궤도’라는 곳에 먼저 도착한 것일까?
지상에서 발사된 인공위성이 목표궤도까지 가려면 힘이 필요하다.
지구 궤도상 200~6,000 km 상공에 떠 있는 저궤도 위성이라면 발사체의 힘만으로 자기 궤도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천리안’ 위성처럼 약 36,000km 상공의 정지궤도에 올라가야하는 정지궤도위성은 발사체의 힘만으로 목표 지점에 도달하기 어렵다.
그래서 정지궤도 위성을 쏘아올리는 발사체의 경우, 상공 100~300km 고도에 있는 주차궤도(parking orbit)에 인공위성을 올려놓는 것으로 임무를 끝낸다.
발사체의 임무가 끝난 이후 위성이 정지궤도까지 올라가는 데 이용되는 것은 인공위성에 장착된 추진 시스템과 천이궤도다.
주차궤도를 돌고 있는 인공위성은 특정한 시점이 되면 엔진을 분사해 더 빠른 힘을 낸다.
그러면 인공위성은 주차궤도보다 더 멀리 날아가게 되고 고도도 점점 더 높아진다.
이때 인공위성은 목표궤도를 지나는 타원형의 궤도를 돌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천이궤도다.
천이궤도는 지구에 가까울 때 상공 약 250km에, 멀어질 때 약 36,000km에 자리하는 타원형의 궤도다.
여기에 진입한 인공위성은 자신의 목표궤도에 들어가기 위해 다시 한번 추가동력을 사용한다.
목표궤도인 36,000km에 가까워졌을 때 힘을 발휘해 타원형의 궤도를 원형 궤도로 바꾸는 것이다.
이처럼 정지궤도위성이 자신의 궤도를 찾기 위해서는 여러 과정이 필요하다.
천리안이 발사된 뒤에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천리안이 무사히 자기 궤도에 올라 6개월 간의 점검을 끝내고 임무를 시작할 수 있길 바란다.
글 : 박태진 과학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