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운전자는 교차로에서 갑자기 신호등이 주황색으로 바뀌면 정지할지 속도를 높여 지나칠지 결정해야 한다.
비행기 조종사들도 이륙하기 전 활주로를 달리다 엔진 가운데 하나가 정지하는 사고가 발생하면 이륙할지 정지할지를 결정한다.
이 때 비행기 조종사가 이륙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이 바로 이륙결심속도(V1, take-off decision speed)다.
비행기 속도가 V1을 돌파했다면 조종사는 다른 엔진의 출력을 높여서라도 무조건 활주로를 떠야 한다.
속도를 줄여도 남아있는 활주로의 길이가 짧기 때문에 결국 정지하지 못하고 이탈하기 때문이다.
V1은 활주로의 길이에 따라 좌우된다.
활주로가 길수록 V1도 높아진다.
그래서 공항에서는 이륙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활주로에 여유를 둔다.
활주로 끝에는 대개 노란색으로 ‘활주로 종료’를 표시한 지점이 있는데, 대부분 활주로가 그 뒤에도 이어져있다.
하지만 비행기 조종사는 여유가 많은 활주로에서도 속도가 V1을 돌파하면 최대한 빨리 이륙한다.
이륙을 조금만 늦게 결심해도 사고가 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처음 훈련을 받을 때부터 V1을 돌파하면 무조건 이륙하는 훈련을 받는다.
수많은 목숨을 책임지는 조종사는 이륙과 정지도 마음대로 못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