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이 가장 기대하는 경험은 무엇일까? 아마도 우주를 둥둥 떠다니며 중력의 굴레를 벗어나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중력을 느낄 수 없는 무중력(무중량) 상태가 우리에게 황홀한 경험만 주는 것은 아니다.
무중력 상태에서는 위아래를 구별하는 방향감각에 문제가 생겨 우주멀미가 발생한다.
또 중력이 거의 없어서 머리 쪽으로 많은 혈액이 몰리므로 두통이 생긴다.
척추가 늘어나 이를 붙잡고 있는 근육에 통증도 온다.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으며 이는 심장박동이 고르지 않아 발생하는 ‘심장부정맥’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밖에 뼈에서 칼슘이 많이 빠져나가 생기는 골다공증도 생길 수 있다.
중력의 도움 없이 대변을 몸 밖으로 배출하기 어려워 발생하는 변비도 무중력 상태가 우주인에게 주는 괴로움이다.
특히 우주에서는 무거운 물체를 들거나 옮기는 데 힘이 들지 않기 때문에 근력을 쓰지 않아도 되고, 이러한 이유로 근육이 약해질 수 있다.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수개월씩 머무는 우주인들은 무중력 공간에서 뼈와 근육이 약해지지 않도록 달리기 같은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이런 점을 고려해 2006년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폴 토렌스 박사팀은 우주운동복을 개발했다.
이 옷은 우주공간에서 우주인들이 운동을 할 때 입으면 온몸에 일정한 압력을 가해져 마치 지구에서 운동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게 된다.
이 옷 표면에는 미세한 탄성사슬이 수없이 붙어있고, 이 탄성사슬이 바닥에 고정된 고리와 연결돼 움직일 때마다 지구중력만큼의 힘을 몸 전체에 고르게 전달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옷 안에 스프링과 밴드가 들어 있어 움직임이 불편하다.
팔이나 허리를 굽힐 때에도 힘을 줘야 할 정도다.
그렇다면 우주인들이 ‘무중력’상태에서 운동을 하거나 우주운동복을 입어야 하는 등의 불편함을 없애기 위한 ‘중력환경’을 만들 순 없을까.
지구에서 우리가 비행기를 타 듯, 우주인들도 우주선에서 똑바로 서서 우주여행을 즐기는 방법 말이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인공으로 중력을 만들거나 그와 비슷한 효과를 내는 방법을 개발하려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이론적으로 가장 쉬운 방법은 우주선을 끊임없이 가속하는 것이다.
‘상대성원리’로 유명한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의 등가원리에 따르면 관성력과 중력은 구분할 수 없다.
버스가 출발할 때 몸이 뒤로 밀리는 힘이나 지구가 몸을 끌어당기는 힘은 똑같다는 뜻.
우주공간에서 우주선이 직선으로 가속운동하면 우리 몸은 운동 방향의 반대방향으로 힘을 받는다.
만약 우주선이 1초에 9.8m/s 씩 속도가 빨라지는 운동(중력가속도 1g)을 하면 우주선 안에 있는 사람이 지구에서 받는 중력과 똑같은 크기의 힘을 받을 수 있다.
이 힘은 중력과 구분할 수 없으므로 인공중력이 생겼다고 봐도 된다.
물론 중력가속도와 같은 가속도로 우주선을 움직이려면 엄청난 연료와 에너지가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가속할 수 있는 속도도 한계가 있어 은하계를 여행하는 데 어울리지 않는 방법이다.
하지만 태양계 여행처럼 비교적 짧은 거리라면 여행기간 동안 지구중력과 같은 상태를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중력가속도 1g를 유지하면서 가속하고 감속하면 지구에서 화성까지 길어야 5일이 걸린다.
출발할 때부터 1g를 유지하면서 가속하다가 중간쯤부터 화성에 도착할 때까지는 -1g로 속도를 줄여가며 여행하는 방법이다.
강력한 자기장으로도 인공중력을 만들 수 있다.
자석이 쇠를 끌어당기듯 강력한 전자석을 이용해 우리 몸을 이루는 원자들을 끌어당기는 원리다.
실제로 2005년 NASA의 제트추진연구소 유안밍 류 박사는 ‘무중력 시뮬레이터’라고 이름붙인 강력한 초전도자석을 이용해 쥐를 공중에 띄우는 실험에 성공했다.
류 박사팀은 이 쥐를 수 일간 공중에 띄운 채 먹고 마시게 하며 쥐의 몸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관찰했다.
만약 충분히 강한 초전도 자석을 이용한다면 우주에서 사람 몸도 한 방향으로 힘을 받게 할 수 있다.
지구에서는 이 장치로 중력의 반대 방향으로 힘을 줄 수 있어 사물을 공중에 띄울 수 있다.
하지만 중력이 없는 공간에서 이 장치를 쓰면 인공중력을 만들 수 있다.
물론 사람 몸에 지구중력만큼의 힘을 주려면 엄청난 크기의 초전도자석과 이 자석을 안정적으로 가동시킬 저온장치가 필요하다.
게다가 이 자기장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직은 알 수 없다.
인공으로 중력을 만드는 고전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