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우주비행사를 닮아 가는 로봇 – 로보노트

우주비행은 확실히 어렵고 위험한 작업이다.

우주에 갔다 오면 엄청난 명예와 인기를 얻게 되지만 그렇다고 해도 어렵고 위험한 건 마찬가지이다.

그렇다면, 인간 대신 로봇을 우주에 보내면 어떨까? 사실 로봇을 우주에 보내는 시도가 없던 것은 아니다.

보이저호나 파이오니어호를 비롯한 여러 무인탐사선도 근본적으로는 로봇형 우주선인 셈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주유영 등의 임무는 인간이 직접 우주복을 입고 나가서 할 수밖에 없었다.

일견 평화로워 보이는 우주유영이지만, 초속 7.7km(참고로 M-16 소총의 총구초속은 ‘고작’ 975m이다!) 속도로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우주 쓰레기와 충돌이라도 하면 그 결과는 치명적이다.

하지만, 국제우주정거장을 조립한다거나, 궤도상에서 고장이 났을 때 외부에서 고치는 방법은 아직도 우주유영밖에는 없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바로 이번에 설명한 로봇 우주비행사, 로보노트이다.

로보노트란 이름은 로봇(ROBOt)과 우주비행사(astroNAUT)의 합성어이다.

로보노트는 미국 NASA의 존슨 우주센터의 로봇체계기술부가 미 DARPA(국방고등연구기획청)과 합작하여 설계 개발 중인 인간형 로봇이다.

개발목적은 앞서도 말했듯이 위험이 많이 따르는 우주유영을 하면서 여러 필요한 동작을 인간 대신 해내는 로봇을 만들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이런 로봇은 어떤 성능을 가져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인간 대신 우주유영을 하면서 인간이 하던 임무를 대신하는 로봇이라면 그 외양이나 동작성이 실제 인간과 상당히 유사해질 수밖에 없다.

풀어서 설명하자면 인간의 동작을 뭐든지 흉내 낼 수 있어야 하고, 인간이 안전한 장소에서 자유롭게 조종할 수 있어야 하며 또한 원하는 곳으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어야 하며 현장의 상황을 조종하는 인간에게 잘 전달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목적을 위해 로보노트에는 다음과 같은 하부체계가 사용된다.

우선 주목할만한 점으로 인간의 것과 거의 유사한 형태를 가진 손과 팔이 달려있다.

로봇 만화를 자주 보신 분들에게는 일견 당연해 보이는 설정일지는 모르지만 손가락 관절만 한 손에 15개씩인 인간의 손은 로봇공학적으로 재현하기가 가장 어려운 신체 기관에 속한다.

물론 아직은 인간의 손과 팔의 움직임을 완전히 똑같이 재현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5개의 손가락이 자유롭게 움직이며 손끝에는 압력 센서까지 달려있다.

또한, 본 것을 인간에게 전달하기 위해 로보노트는 인간의 목뼈 구조와 유사한 목에 연결된 머릿속에 2개의 소형 천연색 카메라를 내장하여 인간의 시야와 같은 입체적인 시야를 제공해야 한다.

사람이 머리와 눈을 움직이는 것과 똑같이 작동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이러한 머리와 팔, 손은 역시 인간의 상체와 유사하게 생긴 몸체에 연결된다.

재미있는 것은 로보노트의 머리 디자인은 로마 시대 백부장의 투구를 상당 부분 참조해 만들었다는 것이다.

로보노트를 원하는 곳으로 자유롭게 이동시키는 방법은 현재 여러 가지가 모색 중이다.

현재 연구 중인 것으로는 4륜 형 바퀴가 달린 센타우르 모델, 2륜 형 바퀴가 달린 RMP 모델, 그리고 인간형 다리를 사용하는 무중력 다리형 등이 연구되고 있다.

다리형 모델은 차륜형 모델보다 제작은 어려운 편이지만 복잡한 지형에서 훨씬 정밀한 움직임이 가능하고, 또한 무중력 환경에서 운용된다면 그만큼 설계에 신경을 덜 써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무게의 부담이 없으니까).

차륜을 사용해 움직이는 모델은 주로 화성이나 달과 같은 야지에서 이용될 것이며 다리형 모델은 우주정거장 외부와 같은 섬세한 움직임이 필요한 복잡한 장소에서 쓰일 것이다.

하지만, 로보노트 개발에서 제일 백미라고 꼽힐 부분은 역시 로봇의 통제와 조종 시스템이다.

로보노트의 카메라와 압력 센서가 수집한 정보는 안전한 곳에 있는 로보노트 조종사가 착용한 헬멧 마운트 디스플레이와 조작용 장갑을 통해 조종사에게 전달된다.

조종사가 이 정보를 토대로 원하는 동작을 취하면 조종사가 착용한 동작감지센서가 로보노트에게 동작 지령을 보내 조종사의 동작을 똑같이 따라하도록 하는 것이다.

지난 1976년에 나온 우리 만화 <로보트 태권브이>에서도 태권브이가 조종사의 동작을 따라 각종 태권도 기술을 선보이는 장면이 나오는데, 로보노트에서 그런 설정이 실제로 구현되고 있는 것이다.

점점 인간과 닮아가는 로보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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