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미래에 우주여행객이 많아진다면 누구나 쉽게 가입할 수 있는 “우주여행자보험”이 생길지 모른다.
지구에서는 암과 같이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에 대한 보험이 많은데, 과연 우주에서는 어떤 병들이 나타나고, 어떠한 병을 보장받을 수 있을까?
우선, 우주여행자는 여행 전부터 질병이 있지 않은지 철저히 검사를 받는다.
여행 전에 병이 있으면 우주여행은 힘들다.
가벼운 감기에 걸렸어도 우주여행을 미뤄야할 정도다.
실제로 1968년 2월 28일 발사할 예정이었던 아폴로 9호는 탑승하려는 우주인 3명이 모두 콧물을 흘려 발사가 3월 3일로 연기됐다.
1990년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도 사령관이 감기에 걸려 발사가 연기됐다.
건강한 상태로 여행을 떠나도 우주로 나가면 여러가지 증상이 괴롭힌다.
‘우주적응증후군’에 걸리면 지구에서의 멀미처럼 메스꺼움과 구토를 느끼게 된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우주인의 50%가 이 증상을 보인다고 했지만, MIT의 연구결과 우주인은 자신의 약한 모습을 감추려 하기 때문에 이 증상을 보고하는 경우가 드물다는 것이 밝혀졌다.
결국 실제로 더욱 많은 우주인이 구토와 메스꺼움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이 증상은 우주를 방문한 ‘민간인’에 의해 낱낱이 세상에 알려졌다.
1990년 일본 기자인 아키야마 도요히는 2800만달러를 내고 미르 우주정거장을 다녀와 “이륙하자마자 17분 45초 동안 계속해서 구토를 했다”며 우주에서 대부분 멀미로 고생했다고 밝혔다.
국제우주정거장을 방문한 최초의 여성 우주관광객 아누세 안사리도 출발 전 우주멀미약을 먹고 소유스 호 캡슐에서 멀미 주사를 두 번이나 맞았지만 결국 멀미를 겪었다.
안사리가 맞은 멀미 주사는 NASA에서 개발한 ‘페너간’이란 약이었다.
이 약은 구토를 일으키는 신경전달물질이 뇌로 전달되는 것을 막는다.
우주에서 알약을 먹으면 약이 위에서 소화되지 않고 오랫동안 떠다니기 때문에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지 않아 대개 주사를 사용한다.
‘부은머리, 새다리 증후군’도 있다.
우주는 중력이 거의 없기 때문에 지구에 있을 때보다 혈액이 머리로 몰려 두통이 생기고, 척추가 늘어나 이를 붙잡고 있는 근육에 통증이 온다.
증상의 이름은 머리가 커지고 다리가 가늘어지는 기분이 들어 ‘부은머리, 새다리 증후군’이라고 지어졌다.
통증은 일주일 정도 지나면 사라지지만 혈액 순환에 문제가 생기면 심장이 고르게 박동하지 않는 심장부정맥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심장부정맥은 목숨을 잃을 정도로 위협적이기 때문에 이와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지구로 귀환해야 한다.
1987년 옛소련 우주인 알렉산더 라베이킨은 미르정거장에서 머물다 심장부정맥 증세가 발견돼 지구로 귀환했다.
우주에서는 인공적으로 중력을 발생시키기 어렵기 때문에 ‘부은머리, 새다리 증후군’에 의해 심장부정맥이 생기면 현재로서는 지구로 귀환하는 방법 외에는 치료법이 없다.
우주여행을 위해 타고 다니는 우주선에서 나는 지속적인 소음도 문제다.
우주에서 오랫동안 시끄러운 소리를 들은 우주인은 청력이 감퇴된다.
특히 높은 주파수의 소리를 듣기가 힘들어 진다.
이 증상은 특히 국제우주정거장을 장기간 다녀온 우주인에게 나타난다.
우주정거장의 내부 소음은 75dB(데시벨) 정도로 법적으로 소음피해를 인정받을 수 있는 70dB보다 높다.
우주정거장의 소음과 우주인 난청의 관계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러시아와 미국, 우리나라는 우주정거장의 소음을 줄이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이외에도 우주에서는 뼈에서 칼슘이 많이 빠져나가 골다공증이 생기기도 하고 배변이 불편해 자꾸 거르게 돼 변비가 생기기도 한다.
아직 확실히 보고되지는 않았지만 우주방사선에 의한 DNA손상도 걱정된다.
일본에서는 2008년 4월부터 ‘우주여행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질병이나 부상에 대한 보상은 하지 않고 사고로 사망했을 때만 보험금을 지급하고 있다.
물론 연령이 높거나 질병이 있으면 보험금이 높아진다.
앞으로 우주 질병에 대한 치료법이 개발되고 우주환경이 좋아져서 우주인들이 고통에 시달리지 않게 된다면 우주보험금 또한 낮아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