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우주 왕복선은 주어진 임무에 따라서 인공위성을 수리한다든가, 인공위성을 궤도에 안착시킨다거나, 국제우주정거장에 과학자를 보내는 일 등을 하지만 주로 하는 일은 지상의 트럭과 같이 우주 화물을 운반하는 일을 한다.
그래서 우주왕복선의 비행을 우주 운송 시스템 즉 STS(Space Transportation System)라고 부른다.
STS는 우주왕복선의 비행을 지칭하기도 하지만 우주왕복선에 탑승한 우주인들의 비행코드를 뜻하는 용어로 사용되기도 한다.
우주왕복선의 비행코드는 초기 콜롬비아호의 첫 번째 비행에서부터 현재 운용 중인 엔데버호의 비행에 이르기까지 총 2번에 걸쳐 변경되었는데 우주 왕복선이 초기 운영될 때에는 STS-3, STS-12 와 같이 STS와 숫자로 형태로, 1984년부터 1986년까지는 STS-83D 또는 STS-51L과 같이 숫자와 영문이 혼합된 형태, 그리고 현재에는 다시 초창기와 같이 STS-37과 같은 방식으로 사용되고 있다.
우주왕복선 운용 초기 사용된 STS-숫자 방식의 비행코드는 발사 순서에 따라 숫자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즉 STS-1은 첫 번째 비행을, STS-12는 12번째 비행을 뜻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주 왕복선의 발사도 많아지고 발사를 준비하는 우주왕복선의 숫자도 콜롬비아호, 디스커버리호, 챌린저호와 같이 많아지자 NASA 과학자들은 기존 비행코드만으로는 발사를 준비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래서 NASA의 우주 과학자들은 발사계획 연도와 발사 장소 발사 횟수를 정리한 새로운 비행 코드를 만들어 1984년부터 적용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비행코드는 STS-83D, STS-51L과 같이 기존의 STS는 그대로 유지하되 그 뒤에 붙는 숫자를 2자리로 하고 다시 끝에 영문자를 붙이는 방식으로 변경되었는데, 여기서 STS 다음의 첫 번째 숫자는 발사가 계획된 연도를 뜻하는 것으로 STS-51L의 5는 2005년, STS-83D의 8은 2008년도에 발사할 계획을 가진 것을 말한다.
연도 다음의 숫자는 발사 장소를 지칭한 것으로 1은 케네디 우주센터, 2는 캘리포니아 반데버그 공군 기지를 뜻하며 마지막 영문자는 해당 연도의 몇 번째 발사인지를 뜻한다.
즉 B는 2번째 발사를 말하며 L은 열두 번째 발사를 표시한 것이다.
하지만 1986년 비행코드 STS-51L로 명명한 챌린저호가 발사된 지 72초 만에 오른쪽 고체로켓 부스터의 고장으로 폭발하자 NASA에서는 좀 더 철저한 우주선의 정비 및 안전한 발사 운영을 위해 반데버그 공군기지에서의 우주왕복선 발사를 모두 취소해 버렸다.
이 때문에 NASA에서는 다시 초기와 같이 STS 다음에 숫자를 표기하는 형태로 바꿔 버렸다.
그래서 현재에는 예전과 같이 STS-125, STS-126과 같이 사용한다.
그런데 사고가 난 챌린저호의 비행 코드는 STS-51L인데 왜 1985년이 아니라 1986년 발사된 것일까? 그것은 비행코드의 연도와 발사 계획 번호가 실제 발사와 동일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우주선의 발사에는 한두 달의 시간이 걸리는 것이 아니라 수년간의 비행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실제 계획된 비행코드대로 비행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이 때문에 먼저 계획된 비행이라도 우주 화물이나 우주왕복선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에는 예정보다 더 늦게 발사되기도 하며 해를 넘기는 경우도 발생한다.
사고가 난 챌린저호도 역시 원래대로라면 (5)1985년 (1)케네디 우주센터에서 (L)12번째로 비행 할 계획이었지만 운반할 우주 화물의 문제 때문에 결국 1986년 4번째로 발사된 것이다.
이것을 보면 비행코드를 다시 발사계획 연도가 아니라 실제 발사 연도와 발사 순서로 수정하는 것이 보기도 좋고 정확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우주 왕복선의 발사 계획은 비행코드에 따라 수년 전부터 준비를 하게 되고, 발사 를 위해 연구되는 모든 문서에도 해당 발사에 대한 비행코드가 기록되기 때문에 발사가 늦어진다 하여 지금까지 정리된 모든 비행코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