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6년 과학자 크롱스테드는 광물을 연구하던 중 신기한 돌을 발견했다.
돌에 열을 가하자 마치 물이 끓듯 수증기가 발생한 것이다.
이 돌에는 수없이 많은 작은 구멍이 있었는데, 그 안에 들어있던 물이 끓어 수증기가 생긴 것.
크롱스테드는 ‘끓는 돌’이라는 뜻을 담아 이 돌에 제올라이트(zeolite)라는 이름을 붙였다.
제올라이트는 1mu㎡(제곱마이크로미터) 넓이에 1nm(나노미터)보다 작은 구멍이 약 100만 개나 있는 물질이다.
이 수많은 구멍은 여러 용도로 사용할 수 있어 현대 화학자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과거 이탈리아에서는 제올라이트로 벽돌을 만들어 집을 지었는데, 이는 제올라이트가 습기를 머금는 제습제 역할이나 공기를 채운 단열재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제올라이트로 합성세제도 만든다.
제올라이트가 물에 녹아있는 칼슘과 마그네슘 이온을 구멍에 가둬 세제가 물에 잘 녹게 하는 효과가 있어서다.
정유 업계에서는 제올라이트의 구멍에 유기물질을 붙여 화학반응을 더 빨리 일어나게 만드는 촉매로도 사용한다.
이렇게 제올라이트의 쓰임새가 다양하게 늘어남에 따라 이 물질을 생산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그런데 지구에서는 제올라이트를 생산하는 데 한계가 있다.
제올라이트 결정은 2차원 또는 3차원으로 질서정연하게 결합되는데 중력이 작용하는 지구에서는 결정을 제대로 정렬시키기가 어려웠던 것.
하지만 무중력 상태인 우주에서는 제올라이트 결정들이 다른 힘을 받지 않아 모양과 크기가 완벽하게 같은 입자를 만들 수 있다.
지난 2008년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 박사가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제올라이트 결정성장 실험을 한 결과, 우주에서 생성된 결정이 훨씬 고른 품질을 나타낸다는 것이 밝혀졌다.
물론 지금 당장 우주에서 제올라이트를 만들어내는 것은 한계가 있다.
결정을 성장시키기 위한 연구시설을 갖추기도 어렵고, 연구자가 늘 머무를 수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주에 대한 연구가 계속돼 인간이 우주에서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는 날이 오면 우주에 ‘제올라이트 공장’이 생기게 될지도 모른다.
글 : 푸른하늘 편집부
2010년 3월 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