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날개 – 윙렛의 비밀

항공여행을 많이 해봤거나, 항공기에 대해 어느 정도 관심을 가진 독자라면, 항공기 주날개 끝에 위로 튀어나온 조그마한 보조날개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윙렛(winglet)이라 불리는 이 보조날개에는 항공사 로고까지 그려진 경우도 많아 비행기의 광고판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윙렛은 의외로 비행기에 매우 중요한 날개다.

과연 윙렛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 있는 것일까?

< 윙렛의 필요를 낳은 날개끝 와류 >

앞서도 잠시 말했듯이 윙렛은 주날개 끝의 거의 수직으로 붙어 있는 보조날개다.

기종에 따라 윙렛 끝이 항공기 동체 쪽으로 굽은 것도 있고 밖으로 벌어진 것도 있으며 그 모양이나 크기 역시 기종마다 다 다른데, 그것은 항공기의 성능에 따라 정해지는 부분이므로 어떤 것이 제일 좋다고는 말할 수 없다.

윙렛의 역할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 전에 항공기 비행원리부터 간략히 알아보자.

수십 톤이나 되는 무거운 쇳덩어리인 항공기가 하늘을 날아다닐 수 있는 것은 바로 양력 때문이다.

양력은 물체를 하늘로 띄우는 힘을 말하는데, 기압이 높은 쪽에서 낮은 쪽으로 이동하는 원리를 이용한 힘이다.

항공기 날개를 자른 단면을 보면 윗면은 부드러운 곡선 형태로 되어 있고 아랫면은 직선 형태로 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맞바람을 받았을 때 날개 윗면은 바람이 빠르게 지나다녀 기압을 낮추고, 날개 아래쪽에서는 바람이 빠르게 다니지 못해 기압을 높여 기압의 흐름이 아래에서 위로 이동하며 비행기를 위로 띄우려는 양력을 발생시키기 위한 설계의도다.

이렇게 양력을 만들어내는 일정한 공기의 흐름을 공기 흐름이 층층이 포개진 것 같다고 해서 층류라고 부른다.

그런데 제트 엔진의 개발로 비행기의 제트추진화, 아음속화가 이루어지면서, 그 날개는 높은 속도에서 받는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해 날개가 뒤로 젖혀지는 후퇴각 형태로 제작되고 날개의 형태도 끝단으로 갈수록 두께와 앞뒤 길이가 좁아지는 디자인을 취하게 되었다.

1940년대의 프로펠러 비행기의 날개와, 현대의 제트여객기의 날개 모양을 비교해보면 한눈에 그 차이가 들어올 것이다.

문제는 이런 주날개에서는 공기의 소용돌이 현상인 와류가 날개끝 부분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다는 점이다.

왜 그렇게 될까? 앞서도 말했듯이 날개 윗면의 공기는 날개 아랫면의 공기보다 빠르게 흘러 상승기류를 만들어낸다.

현대 여객기의 날개는 앞서 말했듯이 후퇴날개이므로 이 상승기류는 날개의 후퇴각을 타고 날개 끝으로 흐르게 된다.

그런데 현대 여객기의 후퇴날개는 그 끝이 무척 좁고 날카로우므로 날개 끝까지 간 상승기류를 안정시킬 수 없다.

결국 이 상승기류가 제멋대로 꼬여 와류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와류는 여러 면에서 항공기, 특히 여객기에 좋지 않다.

우선 날개 끝에 소용돌이가 치고 있으므로 날개 끝 구조물이 그 바람의 힘을 받아 약해진다.

항공기의 속도가 느려지고, 항공기가 커질수록 이 소용돌이도 더욱 커지게 되는데, 이는 근접 비행하는 항공기의 비행안전에 치명적이다.

실제로 대형기의 날개끝 와류에 휘말린 항공기가 조종불능으로 추락한 사고도 있다.

이 때문에 공항의 항공기 접근 항공로의 수평간격은 옆 비행기의 와류 영향을 받지 않게끔 널찍하게 정해져 있을 정도다.

그러나 이보다 더 좋지 않은 점은 날개끝 와류가 양력을 줄인다는 점이다.

와류는 항공기 날개 끝의 층류를 없앤다.

즉 항공기 날개 위쪽과 아래쪽의 기압 차이가 줄어든다는 말이다.

당연히 그만큼 날개 끝에서 양력이 생성되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항공기의 상승력과 연료 효율, 그리고 조종 특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날개 끝의 양력이 부족해지면 상승과 가속에 더 많은 에너지, 즉 연료를 써야 한다.

게다가 날개 끝에서 양력이 사라지는 실속현상이 일어나 날개가 시작되는 부분의 상승을 가져와 기수가 갑자기 들리는 현상을 유발할 수 있다.

이래저래 쾌적하고 안전한 조종을 원하는 조종사에게는 와류는 골치 아픈 존재일 수밖에 없다.

< 윙렛 개발의 역사와 그 효과 >

이런 날개끝 와류의 부작용과 처방은 이미 라이트 형제가 비행에 성공하기 전부터 여러 전문가에 의해 예견되었다.

라이트 형제의 비행이 있기 무려 6년 전인 1897년 영국인 프레드릭 W.

랜체스터는 날개 끝에 수직으로 패널을 세우면 날개끝 와류를 제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특허까지 출원했다.

라이트 형제도 1910년에 생산한 라이트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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