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제가 달에 갈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저는 기쁜 마음으로 달려가 이 다리의 강도를 시험할 것입니다.
다리 위에서 걷고, 뛰어보기도 하면서 말이죠.”
이것은 미항공우주국(NASA)의 달 탐사선 LRO(Lunar Reconnaissance Orbiter)가 보낸 자료를 분석한 미국 애리조나주립대의 마크 로빈슨(Mark Robinson) 박사의 말이다.
달에 다리가 있다니 무슨 이야기일까? 로빈슨 박사의 호기심을 자극한 다리는 바위로 만들어진 ‘천연 다리(natural bridges)’다.
이런 지형은 LRO 탐사선이 보낸 고해상도 사진에서 최초로 발견된 것이라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사진 속에 등장한 다리는 총 2개인데, 하나는 길이 20m, 폭 7m로 제법 큰 규모이고 바로 옆에 있는 것은 이것의 절반 정도 크기다.
대기와 물이 있는 지구에서는 바람의 풍화 작용과 물의 침식 작용을 통해 동굴이나 천연 다리가 만들어진다.
하지만 달에는 공기도 물도 없으므로 지구와 다른 방식으로 다리가 만들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로빈슨 박사는 지난 10억 년 전에 달 표면을 녹일 만큼 강한 충격으로 ‘용암 연못’이 생겼는데, 이것이 식는 도중에 일부 표면이 무너져 천연 다리가 만들어졌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용암의 외부는 빠른 속도로 식어 단단한 암석이 되지만 내부는 용융된 상태로 조금 더 유지된다.
이 상태에서 바닥이 충격을 받게 된다면 덜 굳은 내부의 용암이 넘쳐 구덩이가 만들어지고, 미리 굳었던 겉의 암석이 그대로 남아 다리 모양이 되는 것이다.
로빈슨 박사는 달에서 발견된 천연 다리는 우주비행사 한 명이 지나가도 될 정도로 충분히 튼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달에 사람을 보내는 프로그램이 중단된 상태라 실제로 이 다리의 강도를 확인하는 것은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글 : 박태진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카리스쿨(http://www.karischool.re.kr/) “푸른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