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까지도 꿈이라 여겨졌던 것들이 오늘은 희망이 되고, 내일은 실현될 수도 있는 겁니다. by 로버트 허친스 고다드

로켓을 이야기 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몇몇 과학자들이 있다.

그 가운데 액체로켓 하면 가장 먼저 등장하는 인물이 바로 세계 최초로 실용적인 액체추진체 로켓을 만든 미국의 로버트 허친스 고다드(Robert Hutchins Goddard)다.

고다드는 다섯 살 되던 해 아버지가 선물로 준 H.

G.

웰즈의 우주전쟁을 읽고 우주에 대한 꿈을 꾸기 시작했다.

고다드는 그의 삶을 마치는 날까지 우주여행과 우주를 비행할 수 있는 로켓을 제작하는데 일생을 바쳤다.

하지만 고다드의 일생은 V-2를 제작한 폰 브라운 같은 다른 로켓 과학자들에 비해 불우했다 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그가 하는 일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비난과 조롱이 늘 따라 다녔기 때문이다.

이런 비난에 대해 고다드는 그저 묵묵히 자기가 해야 될 일에 대해 집중을 하곤 했는데, 이런 그의 성품은 그가 고등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하면서 발표한 답사에도 잘 나온다.

어제까지도 꿈이라 여겨졌던 것들이 오늘은 희망이 되고, 내일은 실현될 수도 있는 겁니다

고다드의 고등학교 시절 그가 꿈꾸었던 우주여행에 대해 많은 친구들이 비웃었지만, 그들의 비웃음에 고다드는 새로운 도전 없이 어떻게 새로운 미래가 만들어 질 수 있겠는가? 라고 반문했던 것이다.

살아생전 그가 이룩한 액체 로켓에 대한 과학적 업적과 우주 비행에 대한 이론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지는 않았지만 그가 제시하고 연구했던 내용들은 현대적인 로켓 기술을 이룩하는데 큰 영향을 끼쳤다.

어디까지 올라가야 우주여행일까

“3hellip2hellip1hellip발사!”

로켓 ‘카리’ 호가 지축을 박차고 솟아올랐다.

카리 호는 우주정거장을 지나 대기권의 끝까지 날아간다.

잠깐, 우주정거장을 지나 대기권의 끝으로 가다니.

우주정거장은 우주에 있는 것이 아니었나? 대기권 밖이 우주라고 생각하면 카리 호의 여정은 이해하기 힘들 수 있다.

지구와 우주의 경계는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다.

지구과학이나 대기과학의 관점에서 보면 우주는 대기권이 끝나는 1,000km 상공 외곽부터다.

하지만 100km보다 높이 올라가 열권에만 도달해도 실제 우주와 많이 다르지 않다.

그래서 미국과 러시아는 각각 80km와 100km보다 높이 올라가면 우주인으로 인정해준다.

항공우주의 관점에서 보면 우주의 경계는 대기권 훨씬 안쪽에 있는 셈이다.

한번 카리 호를 타고 대기권의 끝까지 올라가보자.

고도 10km 안쪽에는 기상현상이 일어난다.

구름도 보이고 난류도 생긴다.

10~15km 상공을 지날 때는 주위를 날아다니는 비행기를 볼 수 있다.

비행기는 공기의 힘(양력)을 이용해 떠있기 때문에 비교적 공기의 밀도가 높은 곳에서 날아야 한다.

민간항공기는 대개 고도 10km 안쪽을 비행하며 미국 정찰기인 ‘U-2’는 15km 상공에서도 날 수 있다.

현재 사용 중인 비행기 가운데 가장 높이 나는 기종은 블랙버드(검은새)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SR-71’이다.

이 비행기는 미사일이 닿지 않을 만큼 높은 하늘인 24km 상공에서 날 수 있다.

SR-71이 높은 고도에서 비행하도록 설계된 이유는 미사일의 위협을 받지 않고 적진을 정찰할 수 있는 비행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20~30km 상공을 지날 때는 오존층을 거쳐야 한다.

오존층은 태양에서 오는 자외선을 흡수한다.

오존층을 지나면 중간권이라 불리는 50~80km 구간이 나타난다.

지구에 떨어지는 운석이 불에 타 별똥별이 되는 곳이다.

이곳에도 대기가 존재한다.

그래서 빠른 속도로 떨어지는 운석은 대기와 마찰을 일으켜 온도가 올라가 불에 타게 된다.

대기가 있어 대류현상은 일어나지만 수증기가 거의 없어서 구름 생성 같은 기상 현상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

80km 상공을 지나면 열권에 도달한다.

열권에서는 오로라가 만들어진다.

오로라는 태양에서 방출한 플라스마가 지구의 공기분자와 만나 빛을 내는 현상이다.

플라스마는 지구의 자기장에 이끌리기 때문에 극지방에 가까운 고위도 지역에서 나타난다.

만약 카리 호에 사람이 타고 있다면 그 사람은 미국에서 우주인이 될 수 있다.

미국에서는 80km 상공보다 높이 올라가면 우주인으로 인정한다.

국내에서 대한민국 우주인 이소연 씨가 잠정적인 세계 50번째 여성 우주인이었다가 49번째로 정정된 이유도 1986년 폭발사고를 일으킨 챌린저 호에 탑승한 우주인 크리스타 맥얼리티가 80km 상공에 도달하지 못한 것을 근거로 삼았다.

드디어 카리 호가 고도 100km를 돌파했다.

100km는 러시아가 우주인의 자격요건으로 정한 고도다.

사실 100km를 넘어서면 공기가 희박해진다.

200km를 넘자 일부 저궤도위성이 보인다.

저궤도위성은 200~6000km 상공을 돈다.

저궤도위성은 지구의 자전 속도보다 빠른 속도로 90~100분마다 지구를 한바퀴 돌 수 있다.

이 고도에서는 공기가 희박해 대기와 마찰을 많이 일으키지는 않지만 속도가 조금씩 떨어지는 것은 피할 수 없다.

그래서 연료를 사용해 속도를 높이다가 연료가 바닥나면 지구로 떨어져 수명을 다한다.

정지궤도위성보다 수명은 짧지만 정지궤도보다 낮게 날기 때문에 지구 표면을 더 자세히 촬영하기 좋다.

카리 호가 420~430km에 도달하자 국제우주정거장(ISS)이 보인다.

ISS안에서는 대기권 안쪽에 있지만 중력과 지구주변을 도는 ISS의 원심력이 서로 상쇄되면서 무중력처럼 느끼게 되며 둥둥 떠다닐 수 있다.

하지만 ISS는 지구의 중력에 이끌려 조금씩 낙하한다.

그래서 ISS의 즈베즈다 모듈이 연료를 태워 얻은 추진력으로 고도를 유지한다.

ISS가 고도를 유지하고 우주 쓰레기를 피하기 위해 소모하는 연료는 1년에 7,000kg 정도.

그래서 프로그레스 M 화물선이 매년 6차례씩 연료를 실어 날라야 한다.

ISS를 지나 고도 1000km에 이르자 그나마 희박했던 대기가 완전히 사라졌다.

대기권의 끝인 셈이다.

이곳을 돌파하면 지구과학이나 항공우주의 관점에서도 진정한 우주에 도달한 것이다.

사실 이곳에 도달한 우주인은 거의 없다.

달에 다녀온 우주인 외에는 대개 대기권 안에서 임무를 수행했기 때문이다.

대기권을 벗어나 우주에 들어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