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라이더는 비행기처럼 날개를 가졌지만 엔진이나 프로펠러, 제트엔진 같은 추진 장치가 없기 때문에 바람이나 몸체에 작용하는 여러 가지 힘을 이용해 하늘을 난다.
이렇게 동력 없이 공기 속을 미끄러지듯이 나는 것은 ‘활공’(滑空)이라고 하는데, 비행기도 엔진이 고장 나면 활공을 시도한다.
‘활공’은 중력과 공기의 흐름을 이용한다.
보통 글라이더는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내려가면서 나는데, 이는 글라이더에 작용하는 중력의 영향이다.
글라이더가 오랫동안 날려면 위로 올라가는 공기를 만나야 한다.
이런 공기의 흐름은 지표면에서 따뜻해진 공기가 위로 올라갈 때나 바람이 언덕에 부딪칠 때 생긴다.
글라이더는 이러한 상승기류와 활공에 적합하게 설계된 날개 모양 때문에 발생한 양력으로 하늘을 날게 된다.
수평면에 대해 일정한 각도로 활공할 때 글라이더의 속도는 일정하다.
활공하는 글라이더는 정면에서 동체의 속도와 같은 바람(항력)을 받는다.
이때 동체는 활공 방향에 수직으로 작용하는 양력을 받고, 중력은 활공방향과 같이 앞으로 가려는 힘과 아래로 가려는 힘으로 나눠진다.
수평면과 글라이더가 날아가는 경로가 이루는 각인 ‘활공각’은 양력과 항력의 비로 결정된다.
이 양항비와 글라이더의 고도와 비행거리의 비율인 활공비가 같을 때 글라이더는 일정한 속도로 날게 된다.
결국 동력이 없는 글라이더도 추진력이 있는 비행기처럼 양력과 중력, 항력을 모두 받는데, 다만 추진력이 없기 때문에 이 힘의 균형을 잘 이용해야 오래 날 수 있다.
아래로 향하는 중력의 영향을 적게 받게 하기 위해 무게를 줄이고, 활공각을 작게 해 양력과 항력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글 : 박태진 과학칼럼니스트
2010년 3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