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중력 체험은 실제로 중력 체험과 동일한 의미

지구에서 우주로 나가는 우주인들이 필수로 거치는 곳이 바로 무중력 훈련이다.

특수하게 제작된 비행기 내에서 자유롭게 둥둥 떠다니며 훈련하는 우주인들의 모습은 보기에도 재미있어 보이며 중력이 존재하지 않는 무중력의 공간이라고 믿게 된다.

하지만, 재미있게도 우주인들이 공중에 부유하며 보여주는 무중력의 모습은 실제로 중력이 100% 작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즉 무중력 체험이 아닌 중력의 체험인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눈에 우주인들이 무중력의 공간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우주인들이 실험하고 있는 공간에 비밀이 있다.

특수하게 제작된 비행기가 고도 9,000m 이상 상승한 다음 포물선 모양으로 자유 낙하하는 순간 비행기와 함께 우주인들도 자유 낙하하게 된다.

그렇지만, 주변이 비행기 선체로 막혀 있기 때문에 그 장면을 보는 우리는 우주인들이 자유낙하가 아닌 무중력의 공간에서 둥둥 떠다닌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약 30~40초간의 자유낙하 이후 비행기의 고도가 약 5,000m 정도 이르게 되면 비행기는 다시 기수를 올려 9,000미터 이상까지 상승하고 나서 또다시 자유 낙하를 하게 된다.

이때 훈련에 참가하는 우주인들은 두통과 매스꺼움과 같은 심한 멀미를 느끼게 되며 이 무중력 체험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은 우주인이 될 수 없다.

우리 눈에 환상적으로 보이는 무중력 훈련이 실제로는 이렇게 어렵고도 고통스러운 과정을 반복적으로 진행되게 되는 것이다.

무인헬기로 농사도 짓는다!

#1.

2010년 7월 29일 강원도 횡성군, 260㏊에 이르는 농경지 위에 무인헬기 한 대가 날아올랐다.

헬기가 날아오른 지 6분이 지나자 1㏊의 땅에 농약이 뿌려졌다.

하루 동안 헬기가 농약을 뿌린 농경지는 50~60㏊.

30여 명의 농부가 작업해야 하는 넓이를 헬기 한 대로 해결한 셈이다.

#2.

2010년 5월 4일, 경상북도 상주시에서 무인헬기 파종 시연회가 열렸다.

논 위를 낮게 날던 무인헬기가 이리저리 몇 차례 오가자 논에 볍씨가 촘촘히 박혔다.

30분 동안 1㏊의 논에 볍씨를 뿌릴 수 있는 이 무인헬기를 이용하면 기존 이앙기를 사용할 때 드는 노동력의 98%를 줄일 수 있다.

사람의 무릎 높이까지 오는 작은 무인헬기가 농업 현장에서 크게 활약하고 있다.

농작물 병충해 방제작업을 하는 여름에는 특히 활용도가 높다.

무더운 여름철에 농약을 뿌리는 작업은 힘이 많이 들 뿐 아니라 농약 중독의 위험도 있기 때문에 사람이 직접 하는 방제작업보다 항공방제가 훨씬 유리하다.

앞에서 예로 든 강원도는 물론이고 전라도와 충청도, 경상도에서는 이미 무인헬기를 이용한 방제 작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무인헬기는 농작물 3~4m 위에서 방제작업을 진행하는데, 이때 헬기 프로펠러에서 생기는 바람 때문에 약제가 밑으로 내리치게 된다.

덕분에 약제가 엉뚱한 지역으로 날아가거나 공중에서 사라지는 양도 줄어든다.

또 프로펠러의 바람에 벼 같은 농작물이 흔들리므로 작물의 잎 뒤쪽이나 밑까지 약제가 침투돼 방제효과가 높다.

이런 항공방제작업은 유럽이나 미국 같은 선진국에서 오래전부터 진행돼 온 익숙한 풍경이다.

경작지는 넓고 평평하며 장애물도 적은 이들 나라에서는 주로 유인항공기를 이용해 작업했다.

유인항공기가 무인항공기보다 속도도 빠르고 하늘에 머무를 수 있는 시간도 길기 때문에 작업을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나 일본처럼 농촌 곳곳에 전봇대 같은 장애물이 있고, 경작지가 좁은 장소에서는 무인헬기가 더 효과적이다.

속도가 조금 느리더라도 정밀하게 조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일본은 1990년대 초반부터 농업용 무인헬기를 보급하기 시작해 현재 2,000여 대를 운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3년부터 일본의 무인헬기 RMAX를 수입해 사용하기 시작했고, 2007년에는 국내 최초의 농업용 무인헬기 ‘리모에이치(REMO-H C100)’를 개발해 농촌에 보급하고 있다.

현재 전국에서 무인헬기는 80여 대가 사용되고 있는데, 2013년까지 500여 대를 보급한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리모에이치는 대덕연구개발특구의 벤처기업과 충남대 항공우주학과 교수팀 등이 함께 개발했다.

2004년부터 4년간 연구개발한 끝에 탄생한 이 무인헬기는 조종기에 있는 버튼만 누르면 시동을 걸 수 있고, 조종사와 항공기 간의 거리 정보가 음성신호로 제공된다.

또 실시간으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 조종사가 비행체를 파악할 수 있고, 주파수 장애도 피할 수 있다.

자동정지비행(호버링) 기능이 있어 조종사가 이동하고 있어도 비행안전이 보장되며, 조종사와 무인헬기의 통신이 끊어지면 자동으로 착륙하도록 설계돼 있다.

순수 국산기술로 개발한 비행체와 전자장비, 살포장치 시스템을 장착한 것도 자랑거리 중 하나다.

리모에이치에 살포장치 대신 파종장치를 달면 볍씨를 뿌리는 데도 사용할 수 있다.

2009년 경북 상주에서는 무인헬기 볍씨 파종이 시연됐고, 전국 각지에서도 무인헬기를 이용해 파종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상주에서 사용했던 기술은 무인헬기에 싹을 틔운 볍씨를 싣고 논에다 직접 파종하는 방식이다.

못자리가 필요 없고, 30분 동안에 1㏊의 논에 파종을 마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기술은 비가 오거나 물대기를 할 때 종자가 물에 뜰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종자가 물에 뜨면 새가 볍씨를 먹을 수 있어 모가 고르게 서지 못한다.

그래서 지난 5월 경남도농업기술원이 ‘코팅 볍씨 직파 기술’을 개발했다.

3일 정도 물에 담갔던 볍씨와 철분을 코팅장치에 넣고 회전시키면서 수분을 공급하면 볍씨가 코팅되는데, 이 볍씨는 일반 볍씨보다 0.5배 무거워 무인헬기에서 뿌려졌을 때 일반 볍씨보다 논에 더 깊이 박히게 된다.

또 프로펠러 바람을 받아 논에 더 깊이 심길 수 있으므로 모가 쓰러지지 않고, 새가 쪼아 먹는 피해도 막을 수 있다.

미래 농업은 생산비를 아끼고 인력난을 없애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이때 무인헬기 같은 첨단장비는 농업의 발전을 앞당기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