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 비행기가 강철 비행기와 박치기하면

새는 특별하다.

다른 척추동물인 어류, 양서류, 파충류, 포유류와 다른 특별한 몸을 가지고 있다.

다른 동물과 달리 새의 뼈는 구멍이 숭숭 나 있다.

한마디로 뼛속이 비어있다.

날개를 만드는 깃털도 속은 텅 비어있다.

소화기관도 짧아서 먹은 음식은 재빨리 배설한다.

그래서 새는 같은 부피의 다른 동물보다 훨씬 가볍다.

이렇게 ‘부실한’ 몸은 살아가는데 매우 불리한 조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가 이런 악조건을 감수하는 이유는 단 하나.

바로 날기 위해서다.

가볍고 튼튼한 것은 날기 위한 기본 조건이다.

인류가 오랫동안 하늘을 나는 꿈을 꿨지만 그 꿈이 실현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했던 이유는 가볍고 튼튼한 재료가 없었기 때문이다.

라이트형제는 비행기를 가볍게 만든 덕에 인류 최초로 동력 비행에 성공했다.

그들은 프로펠러를 나무, 뼈대를 가벼운 금속, 몸체와 날개를 천으로 만들어 무게를 줄였다.

또 무게에 비해 출력이 좋은 자동차 엔진을 써 전체 무게를 300kg까지 줄이는데 성공했다.

라이트형제의 ‘플라이어’(Flyer)는 당시 다른 경쟁 비행기보다 가벼웠다

오늘날도 비행기를 가볍게 하려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가벼울수록 연료 소비가 줄고 속력도 빠르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순히 가볍기만 해서는 안 된다.

초기에 쓰였던 나무나 천은 갈수록 빨라지고 거대해지는 비행기를 지탱할 수 없다.

속도가 빨라지고 덩치가 커질수록 비행기가 감당해야 할 힘도 더 커져 새로운 재료가 필요해졌다.

현대 비행기의 주재료는 ‘두랄루민’이라 불리는 알루미늄합금이다.

알루미늄은 아주 가볍지만 단단하지 못해 알루미늄에 마그네슘과 같은 다른 원소 1~2 종을 섞어 개량한 것이다.

두랄루민은 철만큼 단단하면서도 무게는 철의 3분의 1밖에 나가지 않는다.

두랄루민이라는 재미있는 이름은 개발사인 ‘뒤렌’과 ‘알루미늄’을 따서 지어졌다.

요즘은 강도를 더욱 높인 ‘초두랄루민’, 부식이 일어나는 단점까지 해소한 ‘초초두랄루민’도 개발됐다.

그러나 두랄루민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바로 열을 많이 받으면 강도가 떨어진다는 것.

비행기가 소리의 음속으로 날면 비행기 표면은 200℃까지 상승하는데 두랄루민은 이런 온도에서 비행기를 지탱할 수 없다.

때문에 음속으로 나는 비행기에는 티타늄이 들어간 티탄합금이 쓰인다.

티탄합금은 철보다 단단하면서도 가볍다.

열에도 강하고, 부식도 안 되고, 오래 써도 약해지지 않아 최고의 재료라 할 수 있다.

단 값이 비싸고 원하는 모양대로 만들기 어려워 주요 부위에만 사용한다.

음속으로 나는 최신 전투기가 값비싼 이유는 개발비가 엄청나게 들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들어간 재료의 값이 비싼 탓이 크다.

요즘 각광받는 항공재료는 복합재료다.

가장 많이 쓰이는 복합재료는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

굽히고 펴는 운동을 반복하면 성질이 바뀌어 쉽게 부서지는 금속과 달리 CFRP는 여러 번 굽히고 펴기를 반복해도 성질이 변하지 않는다.

또 열에 따라 부피와 성질이 변하는 금속에 비해 열에 의한 변화가 거의 없고, 부식에도 강하다.

방탄조끼 재료로 유명한 아라미드섬유도 항공재료로 쓰인다.

아라미드섬유는 현재 존재하는 소재 가운데 가장 강하다.

강철보다 5배나 강하고 500℃의 높은 온도에도 타지 않는다.

아무리 힘을 가해도 거의 늘어나지 않기 때문에 충격에 강한 비행기를 만들 수 있다.

무엇보다 복합재료의 가장 큰 장점은 금속보다 훨씬 가벼우면서도 더 단단하다는 점이다.

비행기를 만들 때는 CFRP, 아라미드섬유와 다른 복합재료들을 혼합해서 쓴다.

예전에는 복합재료를 원하는 모양으로 가공하기 어려워 금속재료를 보조하는 역할에 그쳤다.

그러나 복합재료 기술의 발달로 거의 대부분이 복합재료로 만들어진 비행기를 머지않아 볼 수 있게 됐다.

미국 보잉사는 올해 후반 첫 선을 보일 차세대 사용 항공기 ‘보잉 787’의 날개와 몸통 전부를 복합재료로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보잉 787에 쓰이는 복합재료는 두랄루민보다 4배 단단하고, 40% 더 질기며, 15% 더 가볍다.

가볍기 때문에 연료 소모를 훨씬 줄일 수 있다.

또 금속을 잇는 데 쓰이는 ‘리벳’이란 부분도 필요 없기 때문에 정비도 훨씬 싸게 할 수 있다.

예전에도 그랬듯이 비행기가 지금보다 더 빨라지고, 더 다양한 기능을 가지려면 새로운 재료를 개발해야 한다.

최근 각광받는 첨단재료 ‘탄소나노튜브’는 강도가 철의 100배에 이른다.

미래의 하늘에는 우리나라와 유럽을 단

생활속에서 발견하는 항공기술

이번 호에서는 우리 생활 속에서 활용되어 편리함을 주는 항공기술에 대해 알아보도록 한다.

비행기는 빠른 속도(250km/h 이상)로 지면에 착륙하기 때문에 설령 비상상황으로 조종사가 브레이크를 밟는다 하더라도 브레이크 및 타이어가 파열되거나 항공기가 전복되는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비행기의 타이어가 지면에 닿을 때의 속도와 비행기가 제어 되는데 걸리는 시간과 속도를 서로 측정 비교하며 갑작스럽게 브레이크가 작동될 때 땅과의 마찰로 파손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는 시스템이 있다.

이것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자동차의 ABS(Anti Skid Brake System)로 빗길이나 미끄러운 도로에서 충분한 안정성과 제동거리를 보정해 주어 큰 사고를 방지할 수 있게 해 준다.

또한, 비행기에는 조종사가 특별히 조종을 하지 않아도 엔진출력을 자동으로 조절하여 비행기를 일정한 속도로 비행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인 ‘플라이 바이 와이어(Fly-By-Wire)’가 있다.

우리가 타고 다니는 자동차에도 이 기술이 적용되어 가속페달을 밟거나 떼지 않아도 일정한 속도로 달닐 수 있는 ‘정속 주행장치(크루즈 컨트롤 Cruise Control)’가 있어 장거리 운전시에 편리하게 해준다.

최근에는 전투기의 앞 유리면에 계기판 및 운행정보를 동시에 볼 수 있도록 디스플레이 해주는 전방시현기(Head Up Display)가 차량의 앞 유리면에도 적용되고 있다.

차 뒤에 장착된 적외선 카메라가 물체의 이미지를 앞 유리면에 띄워줘 운전자가 뒤를 돌아 보지 않고도 편리하게 운전을 할 수 있다.